한국 사람들의 인색함
료칸 프런트 일은 시프트제이다. 어느 순간 야간 조가 생겼다. 점심 이후에 출근해서 밤 10시까지 근무하는 시프트이다.
입사 초기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까지는 오후 6시 전이면 퇴근이라 나름 메리트 있는 직장이었는데… 훔
점점 외국 손님들로 객실이 가득 차다 보니, 밤에 외국인을 응대할 나이트 상이 없어, 외국인 직원에게 생기게 된 밤 근무 시프트이다.
밤에 일하는 나이트 상은 50대 후반부터 60대 이상이신 분들인데, 나는 특히나 나이트에 일하는 직원들과 친한 편이다.
여행사를 하셨고 호텔 지배인도 하셨던 분들이라,
우리는 운영에 대한 뒷얘기를 하기도 하고, 앞으로 일본에서의 내 미래에 대한 고민과 상담도 나눈다.
장점과 단점이 있고 복불복인 야간 조.
단점은
어제 체크인 담당이었던 손님의 마지막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전에는 내가 일할때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아침 인사를 하고 체크아웃할 때 숙박은 어땠는지 묻는다.
“숙박 어떠셨어요~?”
그만큼 우리 시설에 자부심이 있고 우리 료칸 사람들의 든든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손님들의 만족하는 얼굴을 보기 위해 묻는 것이다.
그들의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보며 힘을 얻는다.
그리고 손을 덜어주기 위해 짐을 대신 들어주며 우리 또 만날 것을 기약한다.
저 언덕 아래로 차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 흔들며 배웅하는 일.
이때가, 내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이다.
야간 조로 오후에 출근해, 어제 안내한 손님들이 떠난 공간은 조금 쓸쓸하다.
출근 후, 두 시간 후인 체크인 타임부터는 또 다른 손님들로 가득 메워져, 야간 조는 저녁에 참 바쁘다.
외국 손님들이 많을 때는 통역사 역할로 1층 - 3층으로 각 층에 있는 레스토랑, 그 외 각 시설로 바쁘게 실내를 오간다.
객실에서 걸려오는 문의 전화도 많다.
또한 저녁 식사가 없는 플랜이면
레스토랑 안내, 마을 정보, 셔틀버스 조율 등으로 금방 시간이 흐른다.
밤늦게 체크인을 할 경우에는 OMG …
가끔씩은 조용~한 날도 있다.
일본 손님들만 있을 때는 밤이 그렇게 조용할 수 없다.
이러한 시간을 이용해서 사무일을 볼 수 있을 때는 꿀 같은 시간이다.
시차가 다른 외국에 전화문의를 해 볼 수 있고 밀려있는 이메일에 답장을 할 수 있다. 다양한 문의가 오지만, 다들 교통 편이 주일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알레르기건이 2위.
료칸의 꽃, 요리가 가장 중요하므로 알레르기는 꼭 알아야 할 사항이다.
10가지가 넘는 코스요리로 다양한 식재료가 사용되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재료는 넣지 않도록 미리 주방장한테 알려야 한다.
나는 이 시간을 이용해서 쌓여있는 이메일들을 건건이 쳐내곤 하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면 Re: 표시로 답장이 와있다.
그중에
Thank you.라는 감사 표시의 답메일이 눈에 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란 답장을 받아본 적이,
기억에 없다.
문의한 정보를 주었을 때,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은 불필요할까.
고맙습니다. 란 다섯 글자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받는 사람에게는, 몇 배로 크게 마음이 채워지는 말인 것 같다.
반대로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동안 감사의 인사들을 잘 해왔는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이 표현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또. 또다시 다짐해 본다.
세종대왕님이 만들어 주신 예쁜 한국말을 더 많이 사용해야지.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심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