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설렘관리

나의 감각회복

by 지혜




어느 날,

회사를 다닐 때 들었던 말이 아직도 선명하다.


“지금 유리처럼, 건들면 깨질 것 같아요.”

그 말을 듣고도 나는 말했다.


“저 괜찮은 걸요.”


하지만 사실, 괜찮지 않았다.

퇴사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나는 늘 힘을 주며 달리고 있었고

내 안테나는 바깥세상만 향해 있었다.


정작 나 자신을 돌볼 틈이 없었다.





20대 때부터 인생의 모토였던

‘가슴 뛰는 삶’도 사실 설렘의 언어였다.


본능적으로 끌리는 일을 선택했기에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설렘은 늘

큰 선택과 도전 속에서만 존재했다.



물건을 정리하며 비로소 알았다.

설렘은 감정이 아니라 몸의 감각이었다.


손으로 만진다는 건, 결국 나를 느끼는 일이었다.



작은 물건 하나에도 반응하는 내 몸,

감각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진짜 설렘이란,

새로운 도전이 아니라 지금을 느끼는 감각이었다.



밥을 먹을 땐 식감에,

대화를 나눌 땐 상대의 눈빛과 말에,

걷는 동안은 발바닥의 리듬에 집중한다.



여전히 몸에 힘이 들어갈 때가 있고,

얕은 숨을 쉴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물건정리처럼, 돌아올 자리를 안다.

그리고 다시 숨을 고른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았다.

내 감각이 깨어 있는 순간이다.



나를 잃기 쉬운 세상 속에서

매일 설렘을 회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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