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마음으로 서비스하는 일본료칸에서의 에피소드입니다. 3년간 동료와 손님에게 얻은 배움과 깨달음을 회고하며 기록합니다.
내적 글쓰기
자아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의 내부 세계에 더 관심이 높다.
일본에 서비스를 배우러 갔다.
'귀중한 배움' 이었음은 분명했는데, 뭐가 남았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생각만으로는 정리가 되질 않았다. 브런치라는 작품 공간이 있어 이야기들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료칸 이야기' 글쓰기는 1년 반 만에 33편의 에피소드로 완성되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일반적인 것이며,
실패는 경험을 낳고
경험은 지혜를 가져다준다.
엠제이 드마코 <언스크립티드>
성장, 글을 쓰는 경험이 또 다른 지혜를 낳는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기 전, 아빠에게 들은 실패라는 말은 나를 뾰족하고 예민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료칸 생활에서도 많고 작은 실패들이 있었다. 그렇게 실패라는 단어에 점점 무뎌지며 단단해졌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각 에피소드를 반추하며 어리숙함과 무지함의 언행을 깨닫고는 지혜 +1을 얻었다.
그리고 한편을 마치면 물음표가 던져진다.
'지금은 잘 살고 있는가?
서비스 받는 태도는 잘 갖추고 있는가?'
질문의 답은 매한가지다. 늘 감사함을 잃지 말자.
에너지를 내부로부터 얻는 사람
서비스직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외부에 에너지를 모두 쏟기 때문에 여가시간에는 혼자만의 에너지 충전시간이 필요했다. 특히나 단체여행을 갈 땐 에너지가 소진돼서 밤에 먼저 잠드는 편인데 'I' 성향 때문이라는 것을 글쓰기를 통해 알았다. (Ep. 사원 여행 편을 쓰면서 느꼈다.)
외부의 칭찬이나 관심으로부터 자극을 받는 게 아니라, 본인 내면의 행복을 느낀다.
최근에 첫 직장에서 함께 일한 동료와 만나고 나서, 안 사실이다. 당시, 대표의 고객서비스 대응방식에 대한 불만이 퇴사결심까지 이르렀다. 불만의 화살을 왜 스스로에게 던졌을까? 그것이 나의 부족함이라고 여겨서,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배우고 싶어졌다. 이것이 일본 료칸으로 배우러 가게한 동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료칸의 회장님께서 내가 입사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을 써 주신적이 있다.
“극진한 서비스(오모떼나시)를 하는 마음을 갖고 태어난 사람입니다.”
첫 직장을 퇴사할 때
‘너가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괴로운거지, 그건 너가 부족해서가 아니야.’ 라고 누군가 말해줬다면 일본 료칸까지 가지 않았을텐데… 그럼 내 미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했다. 답은 ‘NO’ 이다. 왜냐하면 료칸 회장님께 칭찬을 받아도,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았으니깐.
글을 쓰면서 브런치 Like 10개가 안돼도 내 만족에 33개의 에피소드들을 연재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 나를 춤추게 하는 것임은 분명했다. 어느 날 브런치로부터 이메일이 와서 다음 글을 독촉하는 분이 있었고, 최근에는 귀여운 댓글도 달렸다. '왜 나한테 이런 말을??' 칭찬을 잘 못 받는 나로서는 의심증세가 꿈틀댔지만 이를 인지하고 무엇이 되었든, 너무나 감사한 일임을 느끼며 깨알 자랑거리로 만든다.
나의 글에 유머 한 스푼을 더한 글이 통했다는게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ep중, ‘이제부터 랩을 시작해야지’)
언제나 나의 인생에 무거운 일도 유머 한 스푼을 추가해 삶을 좀 더 쉽게 다룰 수 있길 바란다.
나의 마사코 할머니처럼 말이다.
[행아의 인생 주문서]
심각하게 말고 진지하게.
그리고 + 유머 한 스푼 추가요.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마음 담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