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대로 안다는 것
왜 우리는 타인의 향기는 잘 맡으면서
왜 자신이 향긋한 향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까요?
정호승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를 되어준 한마디>를 매일 한 챕터씩 낭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을 씻는 구절이 생겨서 텍스트로 꾹꾹 눌러 담고 이제는 내려놓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정승환 시인의 책 <내게 용기를 준 한마디> 中...'자기를 바로 봅시다' (p388)
아름다운 사향노루 한 마리가 있었다. 그 노루는 코 끝에 스며드는 향긋한 향기에 늘 마음이 끌렸다.
'어디에서 나는 향기일까. 으음, 난 이 향기가 너무 좋아!'
사향노루는 그 향기가 자신의 몸에서 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는 그 향기에 더욱 매혹되었다.
'이 향기는 정말 어디에서 나는 것일까. 난 이 향기가 나는 곳에 꼭 가보고 싶어.'
사향노루는 향기의 원천을 찾고 싶다는 열망을 억누르지 못하고 멀리 길을 떠났다.
그러나 향기의 원천을 찾을 수 없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사막을 가로질러 갔으나 그 향기가 어디에서 나는지 알 수 없었다.
'세상 끝까지라도 찾아갈 거야!'
하루는 높은 절벽 위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절벽 어디에선가 향기가 계속 나긴 나지만 향기의 원천이 어디인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저 아래 인지도 몰라.'
사향노루는 향기를 찾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만 절벽 아래로 힘껏 뛰어내리고 말았다.
순간, 처참하게 부서진 그의 몸에서 짙은 사향 향기가 피어올랐다. 절벽 아래 깊은 계곡에서까지 향긋한 사향 향기가 퍼져나갔다.
사향노루는 자신이 품고 있는 향긋한 향기가 어디서 나는지 몰라 찾아 헤매다가 결국 떨어져 죽는 사연입니다.
일본 료칸으로 일하러 간 이유가 서비스에 대해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러 간 것입니다. 10년이 넘어서 알았어요. 한국에서 일했던 회사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가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가 힘들었다는 것을요.
깨닫고 보니 과거의 칭찬을 들은 일이 떠올랐어요.
료칸 회장님이 '정성스러운 서비스를 하는 마음이, 태어났을 때부터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요. 제가 6개월도 채 안된 때였어요. 그때도 의아했어요. 난 부족한데 왜 이런 말을 듣는지 칭찬을 인정하지 않았죠.
칭찬받은 일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단지 자랑거리일 뿐, 진심으로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았던 거예요.
10년이 넘어서 깨달았죠. '모두가 행복한 공간을 만들 거야'라는 뜨거웠던 꿈을 회사를 나옴과 동시에 접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것을 채우기 위해 일본까지 갔던 제가 하도 안쓰러워서 펑펑 울었어요. 그리고 책을 통해 산넘고 물건너는 사향노루 모습에 저를 투영시키며 또다시 코 끝이 시큰해짐을 느낍니다.
자신을 제대로 안다는 것, 너무 귀한 배움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향기를 잘 맡으면서 나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야겠습니다.
사향노루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명감도 얻었네요.
오늘은 어제와 다른 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