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몽당레터

쓸데없지 않아.

by Cruel Ella

요즘, 사춘기 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언제나 부정적이다.


이유 불문하고 아이가 왜 저렇게 살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다. 분명 나도 사춘기라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 담긴 아이 모습을 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게으름.

핸드폰 필수.

다행히 게임은 하지 않는다.

10대 문화 누리기.

충고 사절.

미래 계획 없음.

간식 중독.

자해.

돈의 가치 측정.

비교.

일관성 없음.

말대꾸.

자기변명 최고.

롤러코스터 기분.

답 없는 질문.

받지 않을 대답.

자존감 바닥.

구시렁.

시비.

더 이상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 있는 시기엔 그럴 수 있음을 인정해줘야겠지.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당사자인 네가 지켜보는 나보다 더 힘들 테니. 아닌 걸 알면서도 고집을 부려보고 싶은 것도, 그 마음 어디선가 발동되는 양심과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가끔은 널 힘들게 하는 것도,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지만 그래도 오늘을 살아야 하는 것도, 비교되는 게 싫으면서도 자꾸만 비교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도, 미래가 불투명하기에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인정되지 않는 수많은 고민들.


같이 아파해주지 못할 일인 것을 알기에 이제는 쓸데없는 짓이라는 한심한 눈빛을 거두어야겠다. 가끔은 조절되지 않게 튀어나올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사과해야겠다. 그러나 결코 지금의 시간을 응원하거나 잘했다고 칭찬해주지 않을 거다. 후에 찾아올 자괴감과 후회와 뼈저린 쓰라림도 니 몫인걸 기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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