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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깃글 Oct 01. 2019

가을 옷

가까울 수 없는 존재여

진짜 마법이다.
아니 이 정도면 과학이다.
날씨가 쌀쌀해졌길래 옷장문을 열었는데
도통 옷이 없다.
가을이 오기 전에 분명 옷장에서 어떤 요정이 혹은 요괴가 내 옷을 가져간 게 틀림없다.
내가 작년 가을에 입은 옷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심각한 사람은 봄도 기억이 안 날 것이다.
그 요정은 그 요괴는 기억도 조작하나 보다.
어쩔 수 없다.
약간 입꼬리에 웃음을 머금으며 쇼핑몰 홈페이지를 들어가 본다.
이 셔츠 이쁘다, 이것도 장바구니 담고, 음 이런 원피스도 하나 있으면 좋지 담고,
이것도.. 저것도
가득 찬 내 사이버 장바구니
든든하게 들고 통장 앞에 섰는데
 
이 요괴는 내 통장 돈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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