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에서
두 시간 반, 가끔은 할인하는 표를 구해 세 시간.
집으로 가는 길은 빠르고 멀다.
나는 꼭 창가에 앉는다.
드문드문 보이는 강과 산, 나무와 구름은 내가 기차 안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그 자연 풍경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드는 것이 좋다.
반가워하는 엄마와 아빠를 생각하며,
오랜만에 볼 고향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문득 드는 의문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많은 시간 가족들을 볼 수 있을까
기차 안에 머무는 시간보다 가족들과 식사하는 시간이 적지 않을까
앞으로 몇 번의 부산행을 타게 될까
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펐다.
그러다가 스르르 잠이 오고
'잠 온다'와 '졸려' 사이의 말을 되뇌다,
부산역이라는 방송에 찌뿌둥한 몸을 일으킨다.
찬 바람이 불면 차가운 것이 좋고
따뜻한 공기가 가득하면 따뜻해도 참 좋은
나의 고향, 나의 집
부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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