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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깃글 Sep 29. 2019

나의 별명은

에너지, 에너지, 에너지

찰랑거리는 원피스, 덜렁거리는 신발을 신고 자전거를 탄 날


한 학기 24학점에 멘토링, 집행부, 토플 공부, 동아리 활동, 연애를 했다. 그 학기 학점 4.3 땄다.
엠티를 가면 절대 잠을 자지 않고 밤새 놀다가 아침을 먹고 돌아오는 걸 선호한다.
일을 하고, 밤 10시까지 스터디를 참여했다가, 24시 카페에 가서 자기소개서를 쓰다 새벽 3시에 집에 와 잠들어 다음날 출근했다.
여행 가면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다가 다시 아침 일찍 일어난다.


과거의 내 모습이다.
 
물론 지금도
하루 안에 일을 하고, 운동을 가고, 영어를 하고, 가끔은 여기에 저녁 약속 하나 정도 추가된다. 요즘은 또 여기에 글도 쓰지!
달력 하나 점심 저녁 약속으로 채우는 건 금방이다.
 
이 삶이 피곤해 보이려나.
객관적으로 그 시기들이 지나고 톺아볼 때 나도 놀랄 때가 있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살 때 더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 물론 쉬는 것 자는 것 다 좋아한다.
 
지난 회사에서 4일 내리 야근을 하고 주말 출근을 한 내가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아주 추운 겨울 새벽 2시에 광고 촬영이 끝날 때 집 근처니 그냥 뛰어서 집 가겠다는 나를 보고, 당시 동료들은 ‘특전사’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 이후로도 여러 곳에서 비슷한 별명을 들었고, 지금 남자친구는 나에게 ‘정 소위’라는 애칭(?) 지어 부른다.
 
나는 단지 바쁘게 산다기보다는 주어진 인생을, 주어진 몸과 정신을, 시간과 공간을 효율적이고 즐거우면서도 행복하고 성장하며 쓰고 싶고 그렇게 살고 있다.
이렇게 사니 가끔은 욕심을 부리면서 내뜻대로 안될까 싶어 전전긍긍하며 신경을 곤두세울 때면 1년에 한두 번 아주 크게 아프다. 근데 또 웃긴 건 아플 때마다 반성하고 배우려고 노력한다. (유노윤호까지는 아니지만 매사에 노력하려는 편)
 
가장 내가 못하는 건 약속이나 일정을 잡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 집에 하루 종일 처박혀서 배달음식만 먹는 것. 진짜 물이라도 사러 나가야 한다..
 
정반대 성향인 사람은 읽으면서도 피곤할 것 같다.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도 사는구나 하고 넘어가도 된다.
 
그래도 어른이 되어가며 달라진 점은
조금 무리한다 싶을 때 백기를 휘날리고 쉬어가는 타이밍을 안다는 것이다.


특전사들도 규칙적으로 쉬는 날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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