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의 나에게 아윤이를 데려다주었다.

4. 엄마도 사람이라고요

by 울보엄마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뜬다. 아니, ‘떠진다’에 가까운 표현이 맞다.

시계를 보면 7시 50분.‘아... 또 아윤이 깨워야지.’
커튼을 걷고, 불을 켜고, 일부러 소리를 낸다.

조심스러워야 할 시간에 나는 오히려 시끄럽다. 왜냐고? 이 아이는 웬만해서는 안 일어나니까. 그리고 일어나면 또 운다.
“으앙… 유치원 가기 싫어…”

“알아… 엄마도 회사 안 가고 싶었어… 근데 갔거든…”“엄마 지금 회사 가?”

“... 아니!!! 근데 아윤이가 안 울고 가면 갈 거야…”
그 뒤로 아윤이는 자꾸 묻는다.

“엄마, 내일은 회사 가?”

‘가고 싶다… 나도 일하고 싶어, 인마.’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아이 씻기고, 옷 입히고, 밥 먹이고,

가방 챙기고, 버스 태우고.

마치 하루의 반을 살아낸 기분인데..

아직 오전 9시다.
‘그래, 오늘은 집안일하기 딱 좋은 날이다!’

긍정 회로 ON.

청소기 돌리고, 빨래하고, 바닥 닦고. 환기시키려 창문을 열 면 시원한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

‘아, 기분 좋다. 이게 뭐라고.’

이 순간만큼은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엄마의 삶은,

화장실에서도 평화를 누리기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 집 화장실은 개방형이다.

문을 닫으면 아윤이는 못 참는다.

문을 열어야 비로소 ‘응가 권한’이 주어진다.
엄마도 인권이 있다… 화장실 인권을 보장하라!


아윤이의 징징이가 폭발하는 날엔나도 말한다.
“엄마도 화나.”

“엄마도 슬퍼.”

“엄마도 힘들어.”
진심이 뚝뚝 떨어지는 말.

말하고 나서 후회하는 그 말.

“엄마 힘드니까 먼저 잘래...”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쓴다.
그러면 작은 아이가 내게 다가온다.

이마를 짚고,

머리를 쓰다듬고,

내 이마에 조심스레 입을 맞춘다.

작은 손이 내 등을 토닥인다.
그 순간, 세상이 멈춘다.

‘그래, 엄마도 사람인데. 나도 안아줘야지.’
육아는 매일이 시험이다.

정답은 없고, 오답은 금방 드러난다.

나도, 아이도 서로를 배우고 길들여가는 중.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배운다.
엄마도 사람이라고요.

지칠 때도 있고, 눈물 날 때도 있고.

그런데 그게 ‘사람’이니까, 괜찮다고.


오늘도 아이를 안고, 나를 안는다.

그리고 나에게 말해준다.

“엄마, 오늘도 수고했어.”
사실은,‘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엄마는

한없이 나약하고 나부끼는, 그저 사람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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