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켄의 원재료 브랜딩과 차별화
하이네켄이 지난 3월 암스테르담에 팝업 베이커리를 열었습니다.
하이네켄 맥주가 빵을 왜? 하시겠죠. 맞습니다. 하나는 빵, 하나는 맥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빵과 맥주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yeast 효모입니다.
하이네켄 팝업 베이커리는 바로 하이네켄 맥주를 만드는 효모로 (A Yeast) 빵을 만들어 선보인 겁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빵을 사고, "이거 먹고 운전해도 되나요?"라고 즐거운 농담을 합니다. 방송과 각종 뉴스 미디어는 기발한 빵집을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네덜란드인 80퍼센트 이상이 하이네켄의 이스트를 알게 됐습니다
하이네켄의 맛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매년 하이네켄 광고는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칸느에서 상을 탑니다. 당연히 브랜드 가치도 아주 높은 브랜드 입니다. 그런 하이네켄이 굳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효모라는 성분을 빵집까지 열어 알려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맥주가 훌륭할 수 있는 이유는 원재료와 브루잉 기술이 좋아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요소는 소비자들이 인식하기도 어렵고 확인도 잘 안 되는 것들입니다. 최고의 홉으로, 수백 년 된 기술력으로, 최신 장비를 이용해 만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제품 생산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소비자로서는 그저 그런가 보다 하는 회사의 홍보문구 이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맛있다, 향이 좋다, 목 넘김이 좋다는 등의 관능적 평가는 소비자가 직접 할 수 있지만 원료가 어떤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재료와 기술력에 대한 이야기들은 보통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해서 번쩍거리는 브로셔에 찍어내거나 광고 문구에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하이네켄은 말잔치를 거부했습니다.
얼마나 좋은 원료를 쓰는지 소비자가 즉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합니다. 생각해보니 맥주와 빵은 효모를 사용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좋은 효모가 맛을 결정짓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을 테고요.
보통 맥주를 빵에 비유하곤 합니다. 맥주는 술이지만 탄수화물이라 빵과 성분이 같고, 그래서 마시는 빵이라고도 합니다. 다들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하이네켄은 그 말을 실천하기로 하고 빵집을 열어 떠들었습니다.
'우리 맥주에 쓰이는 효모로 빵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유명한 파티셰가 자신 있게 만드니, 와서 직접 먹어보세요! '
맥주회사가 웬 빵? 하고 신기해하며 매장에 온 사람들은 빵을 맛보고 한두 봉지씩 사들고 갑니다. 줄도 서서 삽니다.
이렇게 공공연히 빵장사를 해서 증명한 하이네켄의 효모의 품질은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하이네켄 맥주의 맛은 A yeast라는 하이네켄만의 좋은 효모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도 얻었습니다.
이 프로모션으로 하이네켄은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원재료에 대한 신뢰 확보, 원재료 브랜딩을 통한 브랜드 차별성 강화입니다.
원재료 브랜딩은 브랜드 작업 중 제일 어려운 일 중의 하나입니다. 누구도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원재료, 이미 완성품 속에 녹아있는 원재료에 대한 신뢰를 얻을 방법을 이렇게 간단하게 찾은 하이네켄과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TBWA의 능력이 놀랍기도 합니다.
그리고 맥주 원료로 빵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하이네켄이 행동을 했습니다. 제품의 근원에 대한 신뢰를 이보다 더 확실히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몇 년 안에 하이네켄이 주최하는 빵 콘테스트도 열리지 않을까요? 물론 하이네켄의 이스트를 사용해서요.
행동은 말보다 항상 힘이 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