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없네...
겪어보니.. 장례식도 행사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깔려있지만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서로 슬픔을 나누며 울다가 얘기를 하다가
고인을 기리는 음복도 하고..
아주 시끌벅적하다.
나에게는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이지만,
건너 건너 몇 다리 걸친 지인이라면.. 그저 인사치레의 품앗이일 뿐이다.
몰랐다..
진짜 사별은
장례가 다 끝난 뒤에 시작된다는 것을..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엊그제까지만 해도 그 사람이 살아 있던,
같이 생활하던 공간에 돌아와 봐야 실감이 난다.
해가 지고 날이 바뀌어도 돌아오지 않는 사람..
그때 가서야 절절하게 알게 된다.
한동안은 남편이 집안 곳곳에서 보였다.
자다가 눈을 뜨면 내 머리맡에 앉아 있었고,
또 어떤 날은 잠자는 내방의 발치에 앉아서 나와 애들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꿈에도 매일 나와서 내 옆에 있다 가고..
그때 그게 진짜였는지 내 착각이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나의 바로 옆에 앉아서 신나게 전화를 하는 것 같은 착각.
어디서 들리는 것 같은 목소리..
그러다가 해가 지기 시작하면 멍하니 앉아서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그랬다.
꼭 저 문을 열고 금방이라도 들어오면서 '오늘은 뭐 해놨어? 나 뭐 줄 거야?' 물어볼 것 만 같은 착각..
시간은 거기에서 멈췄고, 지금 나는 그 당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애 둘 딸린 젊은 과부는..
모두들 단단히 뿌리내리고 사는 땅에서 , 붕 뜬 채 혼자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정신을 반쯤 놔버리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