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강의를 하다 보니 작가라고 불린다. 하지만 아직은 글만 써서 생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작가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본업(?)은 “영어”다. 번역이나 통역도 종종 하지만 기본적인 수입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얻는다.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하거나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영어를 잘할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외국 회사에 다녔을 때는 영어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특히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나는 언어에 뛰어난 재능이 있지는 않다. 특별한 비법이나 남다른 노력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답을 하기가 좀 곤란했다. 운이 좋게도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오래 살았다. 공부, 또는 일 때문에 해외에 거주하면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었다. 주로 한국 사람이 많지 않거나 거의 없는 곳에서 살았기에 익숙해지는 속도가 빨랐다. 한국인이 꽤 많이 있던 곳에서 살 때는 굳이 한국인들과 어울리지 않았던 게 나름의 비법이라고 할까? 하지만 나의 경험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나에게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영어책 같이 읽기나 회화 모임 등도 시도해 봤는데 잘 안 됐다. 내가 그런 방법으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은 어렵게 배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익힌 것을 남에게 가르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을까? 그것도 벌써 7년이 넘게 해 왔으며 입소문을 타서 학생이 끊이지 않게 있다. 사실 영어 이야기는 몇 년 전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첫 번째로 쓰려고 했던 소재이다. 몇 편을 써봤고 반응도 괜찮았지만 더 이상 이어 가기는 힘들었다. 내가 영어를 익힌 경험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 동안 남을 가르치며 자신도 다시 가르치는 경험이 쌓였고, 이제는 이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https://theconversation.com/why-is-english-so-hard-to-learn-53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