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 : Notes on Fashion 과 MET Gala
MET Gala 라는 것을 들어본 분은 많을 것 같다. 메트로폴리탄 직원들끼리는 CIB (Costume Institute Benefit) 라고 부른다. 패션 잡지사인 '보그 Vogue'에서 주관하는 패션행사이자, 해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셀럽들이 참여하는 행사이다. 입장하는 티켓의 가격은 수 천만원을 호가하며, 판매 수익은 기부로 이어지는 일종의 자선 행사이자, 그들만의 세계에서는 가장 활발한 사교 모임이다.
아쉽게도 나는 이번에 연차가 오래된 매니저가 아니라서 다른 매니저에게 MET Gala가 있던 5월 6일에 근무를 하지 못하였다. 내심 유명한 셀럽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못내 아쉬웠지만 준비 과정을 지켜보며 매우 거대한 행사임을 다시금 느꼈다. 또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직속 직원 및 협력 업체들의 빠른 세팅과 협동에 감탄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흔히 보는 레드 카펫 입장의 모습은 극히 일부분이며, 공개되지 않는 내부의 파티는 정말 그들만의 세계를 위해 최고급 케이터링과 럭셔리한 장식품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다. 미술관 내의 Temple of Dendur나 Petrie Court, Great Hall 같은 인기가 많은 구역을 행사장으로 사용하며 각 종 음식과 술, 음악을 즐기며 최고의 사교 모임을 즐긴다.
올해의 행사 호스트는 레이디 가가, 세레나 윌리엄스, 해리 스타일이 맡았으며, 행사에는 카다시안 패밀리, 카디비, 셀린 디온, 톰 브레디 & 지젤 번천 부부, 릴리 콜린스, 안나 윈투어 (보그 편집장), 톰 포드, 에즈라 밀러, 레미 말렉, 케이티 페리 (샹들리에 스타일의 드레스), 토미 힐피거 등 아주 많은 연예계, 패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행사였다.
이번 주제는
CAMP : Notes on Fashion
이며, 다른 행사 때보다 훨씬 열린 주제의 성격을 띄고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종교나 미술 등 명확한 주제가 있었고, 그와 연관된 패션에 대한 행사가 열렸다). Camp의 어원과 의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행사 주관사인 보그에서 아티클을 발행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간략히는 1964년 수잔 손탁의 수필인 Notes on Camp에서 영감을 얻고 기획된 행사이다).
http://www.vogue.co.kr/2019/02/28/2019-met-패션-전시-이란-대체-무엇/
MET Gala 이후에는 2층에서 특별한 패션 주제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브랜드들에서 출품한 The MET을 위한 특별 상품을 판매하는데, 올해는 구찌가 메인 스폰서이자 기프트샵의 주인공을 차지했다 (꼼 데 가르송과 알렌산더 맥퀸의 특별전 때는 인기가 어마어마 했지만 올해는 그 정도의 파급력은 없는 것 같다).
나는 근무하면서 미술관 개장 전후에 아무도 없을 때 이 전시장을 방문했었는데, 너무 아름답고 예쁘게 꾸며둔 것 같아서 한참을 멍하니 서서 주위를 둘러봤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오르골을 형상화한 상단의 마네킹들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온 Over the Rainbow 노래가 잔잔히 울려퍼지고 그것에 맞춰서 돌아가는 오르골을 보면 마음이 왠지 모르게 편안해졌다. 오르골 부분은 노란색 배경이지만 다른 부분들은 무지개의 각기 다른 색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전시장 안에는 17세기에 만들어졌던 옷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의 250개의 전시품들로 가득차 있으며, 어두운 조명과 전시장 안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색감의 전시품들과 배경은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행사는 2019년 5월 9일부터 2019년 9월 8일까지이다. 기회가 되는 분들이라면 꼭 방문을 해보기를 권한다.
아래 메인 전시장의 사진들을 (입구부터 전시는 되어 있는데, 메인 부분이 가장 아름답고 멋지다) 첨부하며 이번편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