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리초이 Nov 13. 2021

행복과 성공의 기준에 대한 생각

(feat. 짝꿍과의주말)


행복과 성공은 수치적인 기준이 아니라서 추상적인 개념인만큼 정의하기도 힘들고, 만족감을 느끼기도 힘든 것 같다.  


나에게 성공과 행복의 기준은 20대 때에는 커리어에서 성공하고, 

더 많이 배워서 또래보다 사회에서 더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30대에는 자산을 모으고, 불려서 내가 생각하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행복과 성공의 기준은 인생의 시계열에 따라 기준과 방향이 변하는 듯 하다. 

어쨋든 내가 정한 성공을 이루기 위한 절약과 노력은 기본빵이었다. 


20살 때부터 서울에서 자취를 해서 저절로 절약하는 습관이 길러지긴 했는데, 

그래서인지 여자라면 관심가질만한 화장품, 옷, 시술에 거의 돈을 안 썼다. (관심 가지기 시작하면 돈이 줄줄 새니, 애초에 관심을 껐던 거 같기도ㅎ)


홍콩에서 명품 브랜드의 리쿠르터로 일할때도, 인재 소싱을 위해 그렇게 많은 명품관들을 드나 들며 영업직원들과 네트웍을 쌓았지만 자사 제품빼고는 명품은 한번 구매한 적이 없었따 ㅎㅎ (지금도 생각나는 구X 직원들, 보x가 베x타 직원들의 영업스킬,, 진짜 살뻔했던 적이 많았는데 참음ㅋ) 


나의 소비의 대부분은 식비, 관리비, 교통비, 통신비, 운동비였고, 지금도 그렇다. 

유일하게 돈 쓰는게 있다면, 건강관리를 위한 헬스비나 건강보조제정도?


어쨌든 1년전부터 만나고 있는 짝꿍은 이런 나를 엄청 신기해 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하기도 한다. 

한국 겨울이 얼마나 추운데 너는 패딩 하나 없냐,, 그러다 얼어 죽는다 라며 잔소리를 해대며 몇주전부터 아울렛을 엄청 데리고 다녔는데 차일 피일 미루다 결국 오늘 겨울용 신발과 롱패딩 (한국의 겨울에서는 필수템?) 받았다.

엄동설한이 무섭지 않은 구스패딩과 조던 ㅎ


신발도 왠만하면 흰색, 검은색의 스니커즈나 무난한 디자인의 할인상품 위주로 1년 빠짝 신고 구멍나면 버리고 했는뎈ㅋㅋ 

가성비보단 가심비를 중요시 여기는 짝꿍은 매의 눈으로 스캔을 하더니, 내가 한번도 츄라이 해본적 없는 조던 신발을 픽했다.


두껍고, 안감 처리도 잘 돼 있어 겨울용 신발용으로 딱일 듯 한데, 또 패딩까지 사주고 숙제 두 개 해결했단다. 




고마운 짝꿍에게 이천까지 데리고 왔으니 쌀밥 대접함 ㅎㅎㅎ (feat. '강민주의 들밥' _ 이천 쌀밥 전문점인데 보리 굴비랑 먹으면 맛있음) 

밥 먹으면서 나의 20대랑 한국으로 돌아와서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MBA에 1억이 가까운 돈을 투자했고, 주택 매수에 몇 억을 쓰는 것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정작 나를 위한 소비에는 겨울옷 하나도 인색했다. 

커리어를 쌓아가며 남들보다 한걸음씩 앞서 나간다고 생각했을 때 그게 성공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행복했나?를 반문해보면 그렇다라고 하긴 힘들것 같다. 


자산을 모으고 불리는게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투자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나를 케어하면서 노력하는가?를 반문해보면 짝꿍을 만나기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나를 매우 채찍질 하고 다그쳤던 것 같음) 

물론 행복한 순간도 없었던 건 아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그 시간들이 너무 감사하고, 희생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듯 하다.


다만 나랑은 살아온 결이나 가치관이 다른 짝꿍 덕분에

지금 열심히 모으고 공부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때로는 나에게 보상을 해주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에 지인 모임에서, 모 중소기업 대표로 계시는 멘토님이 해 주신 말씀도 요즘 내가 생각하는 성공과 행복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내가 에밀리 나이때도 많이 아끼고, 열심히 살았어요. 그 때는 조급해서 빨리 모으고, 빨리 여유를 가지고 싶었거든. 근데 지나고 나니, 그 때 딱 그 젊은 시절에 좀더 여유를 못가진게 후회되더라구요. 그러니 조금은 즐기면서 살아요.' 하셨다.  


지금은 강남에 자가로 거주하고, 여유롭게 살고 계신데 아 이분도 이런 시절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 나도 나중에 현타가 올수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요즘은 투자를 위한 목적이 살짝은 바뀌었는데, 옛날에는 나만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자, 성공하자, 부자가 되자 였다면 요즘은 누군가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자라는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 


철이 드는 건지 모르겠지만 추신수 선수의 옛날 인터뷰 영상 보다가 아래 구절에서 공감되는것 무엇? 

https://www.youtube.com/watch?v=pFoo4uymIYU



작가의 이전글 2021년 3분기 결산 (생각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