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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실입니다
by 응급실 이야기 최석재 Nov 30. 2018

몸 한쪽만 마비 오고 말 어눌해지면 ‘FAST’

[안녕하세요 응급실입니다](15) 내 머리에 무슨 일이?

내 머리에 무슨 일이?

Face(얼굴), Arm(팔), Speech(발음장애), Time(증상 발현 시간)


하루 280여명 뇌졸중 의심 방문 

어떤 질환보다 빠른 처치 중요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 확인 먼저 

MRI보다 CT 촬영이 더 효과적





한 환자가 119를 통해 응급실로 내원했다. 70세 할아버지인 환자는 내원 30분 전 가족들과 산책하던 중 갑자기 오른쪽 팔다리에서 힘이 빠졌다고 119를 불렀다. 환자는 다행히 의식은 명료한 상태였으나 말씀이 어눌하며 오른쪽 팔다리를 잘 들지 못하고 있었다. 뇌졸중이 강력히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응급실 의료진이 보호자에게 뇌졸중이 의심된다고 설명하고 빨리 머리 CT를 진행하자고 하자, 보호자는 MRI를 찍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CT를 거부했다. 의료진은 “환자 증세가 뇌경색일 때도 나타날 수 있으나 뇌출혈일 때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우선 CT로 뇌출혈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CT를 진행했다. 다행히 CT 검사에서 뇌출혈은 확인되지 않았고, 미리 연락을 받고 내려온 신경과 의사가 환자를 진료한 후 빠르게 혈전 용해제 사용을 결정했다. 환자는 안전하게 혈전 용해제 치료를 받고 신경과에 입원한 후 다행히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퇴원했다. 보호자들이 빠르게 119를 부르고, 바로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내원한 덕분이다. 이런 일은 응급실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겪는다.



국립중앙의료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전국 151개의 지역응급의료센터 이상의 응급의료센터에 1년간 방문한 뇌졸중 환자는 10만2529명이다. 하루에 280명 정도의 환자가 뇌졸중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것이다. 응급실을 찾지 않고 바로 외래로 간 환자 수까지 합치면 뇌졸중 환자 수는 더욱 늘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병원을 찾지 못해 후유증이 남는 환자들 또한 증가 추세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의 파열로 인한 출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폐쇄로 인한 허혈성 뇌졸중으로 나뉜다. 늦은 밤에라도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뇌졸중의 증상을 잘 알아둬야 한다. 우선 갑작스러운 한쪽 팔다리 또는 얼굴의 감각이상이나 마비증상, 갑작스러운 의식장애, 언어장애가 대표적이다. 또한 갑자기 기억장애가 생기거나 시야장애 또는 복시증상, 어지러움과 동반된 보행장애, 그리고 갑작스러운 두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응급실에 뇌졸중 의심 환자가 도착하면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이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는가”이다. 증상의 시작 시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환자가 많은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증상 발현으로부터 4.5시간 이내에는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혈전 용해제를 쓰고, 6시간 이내에는 내경동맥이나 중대뇌동맥 폐색이 있는 환자들에게 혈관 내 치료를 통해 후유증을 낮춘다.



응급실에서 머리 CT를 MRI보다 먼저 찍는 이유는 출혈성일 때도, 허혈성일 때도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CT로 우선 뇌출혈 여부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환자들 중에는 MRI를 먼저 찍기를 원하다 뇌출혈이 늦게 진단되어 오히려 신경학적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쳤던 경우도 있다. 미국 뇌졸중학회에서도 뇌졸중 환자 도착 시 25분 이내에 CT를 촬영하고, 45분 이내에 CT 판독을 마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본적인 피검사와 심전도 같은 검사도 환자에게 뇌졸중이 오게 된 원인들을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뇌졸중은 ‘시간이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뇌졸중의 기본적인 신체검사인 얼굴(Face), 팔(Arm), 발음장애(Speech)에 증상 발현 시간(Time)을 포함해 FAST(빠른)라고 표현한다. 증상이 나타날 때 신속한 대응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 뇌졸중의 5대 위험증상 (대한뇌졸중학회)


1. 편측마비: 뇌졸중의 가장 대표적 위험증상이다. 몸의 한쪽만 움직여지지 않거나, 감각이 없고 반대편보다 확실히 힘이 떨어진다. 안면마비도 동반될 수 있다.


2. 언어장애: 발음이 어눌하며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말을 많이 하는데 이상한 말을 하기도 한다.


3. 시각장애: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시야의 한쪽 편에 사물이 어른거리고,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가 생긴다.


4. 어지럼증: 어지러워 걷기가 어렵거나 비틀거린다. 쉽게 넘어지는 보행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5. 심한 두통: 일생 동안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심한 두통을 느낀다. 구토나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의식장애가 같이 오기도 한다.



김효준 |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11132104015#csidx6951a39528713c0bdbf042fac7878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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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응급의학과전문의 직업의사
위급하고 혼잡한 응급실,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아는 의사,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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