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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아들을 둔 아버님의 응급의학과 전공 선택에 관한

질문과 답변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인턴의를 하는 아들을 둔 애비입니다.


제가 지방에 거주하는 관계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서울 가서 애를 만나는 입장인데

며칠 전에 갔을 때 11월에 있을 레지던트 지원 관련해서 아들과 얘기를 좀 나누었는데


애가 그나마 내과 계열 쪽보다는 어느 정도 액티브한 계열 쪽이 적성에 맞을 것 같다면서

외과 쪽은 너무 힘들 것 같고 차선으로 응급의학과를 지원할 생각이 있는 모양입니다.


저로서는 좀 생소한 전공선택이라 응급의학과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유튜브나 블로그 검색해 봤으나 좀 더 궁금한 점이 있어서 

현직에 계시는 분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아서

바쁘신 거 알면서도 몇 번에 주저함 끝에 실례인지 알면서도 

이렇게 메일로 궁금한 거 몇 가지 문의드려 봅니다.



안녕하세요 ^^ 아버님의 아드님 사랑이 느껴지는 편지였습니다.
아드님도 앞길을 훌륭하게 개척해나갈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질문에 하나씩 답변 달아 드릴게요.



첫째,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근무환경입니다.


수련의 과정이 과를 막론하고 다들 힘들겠지만 특히 응급실 경우 주취자라던지 진상 환자가 많을 것 같은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늘 긴장 속에서 근무해야 할 만큼 험악(?)한지요?


그리고 24시간 응급실 체계상 야간 근무도 하게 될 텐데 

나중에 전문의 이후 봉직의로써 근무여건은 어떻습니까?



수련 때가 힘들지 전문의 되고 나면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주취자 보는 건 병원마다 많이 다른데
의료원이나 보라매병원 같은 특수한 곳 아니면
주취자가 힘들 정도로 많진 않아요.
진상 환자는 더 그렇고요.

저는 신도시에 있는 종합병원에 근무 중인데
이쪽은 주취자나 진상 환자가 드뭅니다.



둘째, 응급의학과도 거의 펠로우 과정을 하는 분위기인가요?


제가 알기로 특히 수련이 3년제로 바뀐 과의 경우 거의 필수로 한다고 하던데 응급의학과는 어떤지요?

그리고 펠로우하고 안 하고 로컬에서 급여 등등 부분에서 대우가 다른지요?



응급의학과는 펠로우 필요 없습니다. 저는 일부러 안 했어요.
대학병원 남을 계획이라면 하는 게 낫습니다만.
대학병원에 남는 매리트가 별로 없습니다. 저희 과 특성상요.



셋째, 수년 후에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응급의학과는 1인 단독 개원이 여의치 않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향후 봉직의로써의 전망은 어떨는지요?

더불어 대학병원 스텝 자리는 타과에 비해서 유리한 면이 있는지요?


최근 검색 중에 짤막한 기사를 본적 있는데 우리나라 인구가 특히 지방의 경우

인구가 점점 감소해서  병원에서 응급실 유지가 힘들어서 점점 없어지는 분위기고

그러다 보니 응급체계가 현재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될 수도 있다고 하던데 

만약 그렇게 되면 근무할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자세히 알고 계시네요. 향후 2-3년 내로 응급의료체계 개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3단계에서 2단계가 되면 아무래도 자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만
현재 있는 종합병원들이 공격적으로 응급의학과를 뽑고 있어서
현재 전국에 40-50명의 저희 과 전문의를 구하는 데 못 구해서 난리입니다.

게다가 중환자의학과도 저희가 점점 하게 되는 분위기라서
한동안은 구직 걱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소속된 응급의학 의사회에서 UCC(urgent care clinic)라는
개원 모델도 개발하여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1차 의원에서
간단한 응급환자를 외래 베이스로 봐주는 역할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스텝은 과 별로 다르지만 저희 과도 점점 자리가 차서
교수되긴 어려워지는 분위기 입니다만
뜻이 있으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넷째, 최근 내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라는 것이 생겨서 정착 중에 있는 모양인데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요?



앞에 설명드린 것처럼 입원전담 전문의나 중환자의학과에도
저희 과가 진출하고 있습니다.
좋은 구직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의사회 차원에서 준비 중입니다.



이상 두서없이 몇 가지 문의드려봅니다.

일면식도 없이 불쑥 메일 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또 궁금한 점 있으면 아드님이 직접 제게 연락해도 됩니다.
그리고 위 질문과 답변을 제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고 싶은데
허락해주실 수 있는지요?
다른 후학들에게 도움이 될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저희 과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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