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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대량 재난 압사 사고에 대한 언론 질문 5

https://www.youtube.com/watch?v=l17-d-H8dLs


[질문 1]

이태원 참사 부상자의 사진입니다.

어느 정도 충격일 때 이 정도의 멍이 드나요?


오랫동안 정맥이 환류되지 않고 심한 압력을 받으면

이런 점상출혈 양상의 피하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문 1_1]

이렇게 온 몸에 멍이 들어서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을 진료하신 적이 있습니까?


네, 아주 드물게 이런 경우를 볼 일이 있습니다.


[질문 1_2]

당시 환자의 원인은 뭐였나요?


전공의 때 안전벨트 매지 않고 운전하던 시절 이야긴데요.

당시에 택시 보조석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이 자다가

심한 충격으로 앞에 대시보드에 가슴을 강하게 부딪히면서

외상성 질식으로 상체와 얼굴 전체가 심하게 붓고 멍든 경우가 있었습니다.


[질문 2]

일각에서 이 사진을 보고 '압좌증후군'을 제기했습니다?

압좌증후군이 정확히 어떤 건가요?


- 압좌증후군은 현장에서 기계나 무거운 물건에 다리 등 신체 일부가 깔려 근육세포가 손상,

여기서 발생한 독성 물질이 인체로 퍼지면서 나타나는 질환


압좌증후군 또는 압궤손상, crushing injury 라고 하는데요.

보통 건설현장 사고에서 무거운 물체에 다리가 깔리면 조직이 뭉개지면서

세포들이 깨지게 됩니다. 이 세포에서 나온 칼륨이나 칼슘 같은 전해질들이

혈류가 개통되면 일시에 전신에 돌면서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질문 2_1]

순간 사망할 수도 있다는 말씀인데요,

압좌증후군의 증상이 어떻습니까?


증상이라고 할 건 없이 보통 사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눌린 시간이 오래 되었으면 누르는 물체를 즉시 제거하지 말고

수액치료를 하고 칼륨 수치를 안정화 하는 약물 치료를 하고

아주 심한 경우는 괴사된 조직을 절단하고 나서 제거를 하라고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질문 2_2]

이태원 참사 부상자 중 압좌증후군의 위험성도 있을까요?


건물 더미에 깔린 사고는 아니어서 대부분 전해질 이상까지 나타날 정도는 아닐텐데

정말 몇십분씩 다리가 끼어서 잡아당겨도 나오지 못할 정도로 눌려있던 분이라면

압좌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겠습니다.


[질문 3]

또 다른 전문가들은 횡문근융해증을 제기하는데요,

횡문근융해증과 압좌증후군은 같은 건가요?


같은 것은 아니고요. 횡문근융해증은 꼭 외상으로만 생기는 것은 아니고

아주 심한 운동을 갑자기 했을 때나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근육이 손상되거나

동맥 혈관이 막혀서 근육이 손상되었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문 3_1]

횡문근융해증은 어떤 증상이 동반되나요?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세포가 여러 기전으로 심하게 파괴되면 미오글로빈이 혈류를 타고 돌다

신장 사구체에 걸리면서 사구체가 파괴되어 콜라색 소변이 나오는 증상을 특징으로 합니다.

급성 신부전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질문 3_2]

증상이 악화할 경우 예후는 어떻습니까?

- 근육약화, 통증, 부종, 근경련

- 부종에 따른 혈관 압박으로 대사성 질환, 급성 신장손상 등 기관손상을 일으킨다.


증상이 심해지면 구역, 구토, 발열, 의식혼란, 섬망 등이 보일 수 있고

앞에 말씀드린 고칼륨혈증에 의한 사망도 가능합니다.

횡문근융해증은 신장기능이 보존될 수 있도록 수액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주면서

심부전, 폐부종, 대사성 산증이 발생하지 않는지 관찰하고

수액치료로 호전되지 않고 심해지면 혈액 투석으로 교정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질문 4]

그럼 교수님이 보셨을 때 사진 속 부상자들...

물론 정확히 진단을 받아봐야 겠지만

사진상으로만 보셨을 때 어떤 소견이신지요?


- 심한 압박에 의한 정맥환류 부전”

- 이렇게 피멍이 든 것은 직접적으로 다리를 눌려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복부를 심하게 눌려서 대정맥을 통해서 혈류가 순환이 올라와야 하는데

올라오지 못하고 막혀서 생기는 외상성 손상

- 혈관 문제뿐만 아니라 이 정도 넓이의 손상이라면 다리 근육에도 손상을 입었을 것

- 추후 붓거나 출혈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다리 근육 자체에도 심한 손상이 예상되고요.

피하 출혈이 발생할 정도의 압력이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복부를 심하게 압박받았을 때에도 정맥환류부전으로

하지에 피하출혈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복부 장기도 평가를 해봐야 합니다.


[질문 4_1]

복부가 심하게 눌렸을 것으로 보신다는 건데요,

복부 내 장기도 걱정스러운 상태 아닙니까?


네, 복부장기 중에 특히 압박으로 손상되기 쉬운 장기가 간과 비장, 장간막 혈관들입니다.

복부가 갑자기 불러오거나 복통이 지속되거나 하면 즉시 응급실에서 혈액검사를 받고

필요하면 복부 CT 를 찍어봐야 합니다.


[질문 5]

만약에 지금 이와 비슷하게 멍이 들었다면

뭘 제일 먼제 해야합니까?


- 표재성 정맥 손상, 수액 치료 및 혈중 칼륨 수치 등

전해질 수치를 확인하고 관찰이 필요하다.

- 부종이나 멍이 더 심해질 시 즉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질문 6]

당시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크지 않아

귀가한 피해자들도 있는데요,

눈 여겨 봐야 할 증상이 있을까요?


- 가슴과 배에 손상이 있었다면 주의

- 갈비뼈가 부러졌는데 이를 몰랐다가 기흉, 혈흉 등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 호흡곤란이나 흉통이 있다든지 복부 팽만 등의 느낌이 들고

복통이 심해지거나 혈뇨·토혈(구토와 더불어 혈액이 입으로 나오는 것) 등의 증상 있으면

가슴과 복부에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즉시 가까운 응급실에 가서 검사하거나

외래 진료로라도 의사 확인을 거쳐야 한다.


[6-1] 멍 같은 특별한 외상 없이 복부 불편함 등이 있는 부상자라면 병원에 내원할 필요도 있을까요?

-> 장기 출혈 가능성


네, 외상 기전이 분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복부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진찰부터 받아봐야 합니다.

필요하면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CT, 초음파 확인해야 하고요.


[6-2] 이 외에 강한 압박 시 올 수 있는 부상 가능성

- 외상 형태는 뭐가 있을까?


외상으로 올 수 있는 합병증은 얼추 다 말씀 드린 것 같습니다.


[질문 7]

현재 이태원 참사 부상자 중 00명은 중상, 00명은 경상으로

아직 입원 중에 있는데요,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뭘까요?


-골든타임 놓쳐 심정지 상태로 30분 이상 지연

-영구적인 손상을 받은 상태

-복부 충격, 장기 손상으로 장기간 치료 필요해보이는 환자도 있어.


[질문 7_1]

재활을 통해 완치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재활 과정 및 회복될 여지 있어


[질문 8]

생존자가 사진과 함께 글을 적어두었습니다.

“저는 구조돼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기 때문에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생존자가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생존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이고,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응급실에서 CPR을 하다 환자가 사망한 것도 큰 충격

-현장에서 있었던 생존자, 목격자, 유가족, 그리고

구급대원, 경찰, 공무원 등 상당히 심한 심리적 충격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상담, 치료 적극적으로 해야


외상 후에 오는 정신과적인 문제도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상황에 있던 분들, 처참한 심폐소생술 광경을 본 분들, 친구나 가족을 잃은 분들 등

이 분들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합니다.


[질문 9]

생존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일단 너무 처참한 상황에서 살아나오신 분들이라 생존자분들께는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망한 분들께 죄스러운 마음도 있고 하는 여러 감정들이 있을 겁니다.

정말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벌어졌지만 살면서 그런 일이 실제로 우리 곁에서 일어나더라고요.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살아남은 것에 대해서 죄스럽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힘들면 가족과 상의하시고 의료진 찾으셔서 상담 시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https://www.ytn.co.kr/_ln/0103_2022110208410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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