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자전거

by 최소라

얼마 전부터 엄마랑 아빠는 같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 이리저리를 마실 다녔다고 했다. 우리 집에서 나오면 푸른 논이 많아서 자전거를 타면 아주 좋은 코스가 있다. 주말 해질 무렵이면 엄마 아빠는 자전거를 타고 함께 나갔다.

생각해보면 엄마 아빠랑 자전거를 같이 타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우리 엄마가 자전거를 잘 탔었나? 살짝 가물하기도 했다. 둘이서 같이 자전거를 타러 간다고 하면 나도 모르게 두 분이 귀여워서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엄마를 여행 보내고 아빠는 새벽녘에면 베란다에 앉아서 엄마가 퇴근하는 길목을 바라다보셨다. 금방이라도 올 것 같다면서.. 담배 피우는 시간이 늘어나셨다. 그러다 자전거를 타야겠다며 계단을 내려가셨는데 금방 다시 올라오셔서 소파에 턱 앉으시더니 자전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셨다.


며칠이 지나도 며칠이 지나도 아빠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했고, 엄마가 잘 알 텐데라며 고개를 절레절레하셨다. 그 후에 자전거 잠금장치를 주변분께 부탁해 끊어버렸고 아빠는 더 이상 자물쇠를 잠그지 않으셨다. 그리고 그 자전거도 타지 않으셨다.


자식을 타지에 보내고 두 분이서 너무 재밌게 보내서인지 아빠는 제일 친한 짝꿍이 없어 많이 허전해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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