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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출어람 Jan 07. 2019

부대 창설 기념일

군대 기념일엔 그냥 바쁘다.

부대 창설 기념일 행사가 아침부터 진행되었다. 훈련은 아니지만, 힘을 써야 하는 줄 당기기, 차 밀기 등이 있었고 저녁에는 부드러운 분위기로 캠프파이어를 했다. 그리고 막걸리와 야식이 제공되었다.    


아주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술을 한잔하며 전우애를 나누다 보니 취기가 오른 병사들이 많았다. 상병 계급은 혹시나 하는 사고에 대비해 정신을 차려야 했다.    


위아래 구분 못 하는 분, 고무신 뒤집어 신은 여자 친구 생각에 우는 분, 부모님 생각에 우는 분, 화장실에서 잠자는 분, 구토하시는 분, 나무 잡고 빙빙 돌다 사방이 막혔다고 화내는 분 등 다양한 증상이 있다.    


술버릇 중에서 최고봉은... 샤워하고 나와서 불알 두 쪽 중 하나가 없어졌다고 엉엉 우는 분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하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가 좀 찾아봐달라고 한다.    


울면서 부탁하여 어쩔 수 없이 사라진 한쪽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두 쪽은 아주 건강하게 잘 있었다.        


사랑의 반쪽을 찾아 헤매지만, 대부분 그 반쪽은 멀리 있지 않고 본인의 기본적인 생활 범위 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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