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출어람 Jan 07. 2019

오렌지

일과 시간 이후 복장

일과시간 후 입는 체육복은 선명한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빡빡 깎은 군기 잡힌 신병에게 아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젊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단, 70년대 중학생 느낌이랄까. 이 오렌지 체육복을 군에서 선택한 유래는 일과시간 이후 탈영병이 생기면 쉽게 찾기 위해 선택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그렇게 다들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오렌지 복을 입으면 쪽팔려서 탈영 못한다는 것이다.    


봄, 가을, 겨울에는 오렌지 복을 입지만 여름에는 청록색 반팔 티셔츠와 국방무늬 반바지를 착용한다. 이 선명한 청록색 반팔 티셔츠의 색깔도 오렌지 복에 못지않게 촌스러움으로 한몫하는 데, 남대문 시장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색이다. 이 청록색 반팔 티셔츠에 군용 반바지를 입고 탈영하다가는 쪽팔려서 죽는다.

   

군사 훈련이 아니고 대민지원에 병력이 투입될 때는 군복 바지와 청록색 반팔 티셔츠를 입기도 한다. 다행히 집단으로 착용하고 있을 때는 청소 용역 회사에서 나온 것 같아 쪽팔리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군인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해 색을 이용한 점이 자랑스럽다.        


전역 후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군복을 다시 입는다. 이 군복을 착용하면 사회인으로서 평상시 하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군 복무 중 할 수 없었던 창의력이 돋보이는 복장 상태로 거리를 활보한다. 언행도 거칠 때가 많다. 복장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세련되고 단정한 복장은 본인의 이미지와 가치를 올려준다.


#오렌지 : 신병에게 지급되는 군대 체육복을 말함. 병장 계급이 되면 사제품(민간인) 체육복을 자유롭게 입기도 함. 보통 제대할 때 후임병에게 사제 체육복이나 군화를 물려줌. 사제를 물려받은 날이 사제품을 입을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승인받은 날이 됨.

이전 15화 순면 10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