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출어람 Nov 15. 2019

순면 100%

군대 내복은 역시 목련 순면 100%

이등병은 할 일이 없어도 그냥 바쁘다. 일병은 군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많은 일을 맡게 되어 바쁘며 상병들은 후임병 관리로 악역을 담당하기에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병장은 책임과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계급으로 뭐든지 잘해야 될 의무가 있었다.    


최근 일병으로 승진한 안들려 병사는 식수 당번과 침상 청소로 바빴다. 공적인 임무에 충실하다 보니 본인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씻을 시간도 부족하여 피부병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등병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집중을 더 해야 하는데...    


목젖 바로 밑에 흰 상표가 춤을 추고 있었다. 속옷을 거꾸로 뒤집어 입는 경우는 보았지만, 뒤집은 대 또 뒤집어 입은 안들려 일병.    


‘목련 순면 100%’가 목젖 밑에서 웃고 있었다.        


사람은 계급이나 직급이 높아지면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한계를 경험하고 퇴출되기도 한다. 높아진다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식수 당번 : 식사 시간마다 물과 수저를 관리하는 병사로 계급에 따라 맡은 임무가 다름. 이러한 임무 배정은 부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최고 선임병(말년) 바로 아래 서열의 병장에게 이 권한이 있었음. 계급이나 서열이 바뀔 때마다 취사장(식당)에서 임무나 야간 점호 전 청소 임무를 새롭게 부여 받음.

#목련 : 보훈 또는 목련은 예전 군대 속옷 브랜드로 흰색만 있었는데, 최얼음이 전역할 때쯤, 브레이브맨 상표로 바뀌면서 청색, 박스형 속옷이 등장. 팬티 차림으로 얼차려 하다 보면 목련의 고무줄이 약한 단점으로 큰 녀석들이 탈출하는 황당한 일들도 있음. 

이전 14화 이등병 최얼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