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동안 내 치부를 거리낌 없이 꺼내 놓고 다녔다. 그래야 속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나 이만큼 힘들었고, 이만큼 아팠어.” 누구라도 나를 동정해줬으면 싶었다. 사실, 그런 마음이었던 거 같다. 혼자만 알고 있기 너무 억울해서, 누군가에게 어떻게든 알아달라고, 공감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과거의 일들이 ‘사실’로만 존재했다. 그 어떤 감정도 없이, 그저 있었던 일처럼. 나는 분명 아팠고, 그러나 잘 견뎠고,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다고.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았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더위가 한풀 꺾이고, 걸을 때마다 치마와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선선한 바람은 괜히 마음을 더 설레게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하지만 진심을 꺼내어 말했다. 그들은 나를 칭찬했고, 응원해줬다. 처음 만난 사람들도 그러는데, 왜 함께하는 사람들은 그러지 못 할까. 하지만 아쉬움은 짧았다. 그 사람들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었으니까. 이제 더 이상 목매지 않기로 한다.
10년만에, 청소년지도사 2급에서 1급이 되었다. 즐겁다거나 행복하진 않았다. 그냥, 덤덤했다. 다만, 예전처럼 ‘내 노력의 결과니까, 당연한 거지.’라는 생각보다는, ‘나,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하고 나를 칭찬해주고 싶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그 시기, 나는 절망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결과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도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었다. 나는 위기의 순간마다 바닥을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다시 위로 올라온다. 절망에서 끝나지 않고, 결국엔 밝은 빛을 향해 나아간다. 지금의 나를 위해, 그때의 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렇게 생각을 바꿀 수 있었던 건, 전부 선생님 덕분이라고. 나는 울었다. 돌아온 내가 반가웠다. 오랜만에 보고 싶었던 나를 만난 기분이었다. 또 어떤 일로 나를 잃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늘만큼은 아주 길게 기억하고 싶다. 잃어버린 2년을 되찾은, 이 오늘을.
이래저래 일이 많았다는 변명같지 않은 변명을 늘어놓아 봅니다(...)
멜론생강 회복기의 스포가 될 수도 있는 글이지만, 오늘을 꼭 기록하고 싶었어요. 저에게 여러번의 터닝포인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이 추가되었거든요. 아직도 회복중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확실히 회복'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많고, 극복하지 못 한 것들도 많지만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것이 완벽하겠어요? 아주 큰 문제로 제게 다가오지 않고, '일상'으로 제게 와닿았어요.
꼭 맥주 한 잔 한 것처럼 기분이 즐겁네요. 선선한 바람도 좋고, 여유롭게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것도,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도 오랜만인 거 같아요. 더 행복한 마음으로 앞으로의 글을 쓸 수 있게 됐어요.
저질러 놓은 숙제들은 앞으로 해결해보는 걸로 ㅎㅎ..
기다리시는 분들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기다리셨다면 죄송하다는 말 전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저의 행복이 전해졌으면 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