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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Feb 27. 2021

 [코로나 속의 1-5   기억하자!]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휴대폰 프로필 사진  한 장을 열어보다 눈물을 왈칵 쏟을 뻔했다. 중학교 음악교사이자, 중 1 담임을 맡은 따닝의 친구랑 연락할 게 있어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번호를 저장하니 카톡방에 빨간 숫자 1이 뜨고, 카톡의 프로필 사진을 보는 순간. 말할 수 없는 짠함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화면 가득 24명의 반명함 사진 속 앳된 친구들이 화면 가득이다. 학생들을 보면 괜히 반갑다. 모두가 아드닝과 따닝 같이 그 시기를 다 지나온 우리 아이들 그 맘 때를 마주한 듯.   

 

하굣길 애견샵 유리문 앞을 들여다보거나 머스터드, 케첩, 설탕 잔뜩 두른 핫도그 같이 사 먹는 친구랑 함께라면 깔깔대느라 하늘을 뚫을 기세의 열네 살 친구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는 모습을 본 순간, 지난 1년여의 시간들이 주르륵 자동으로 떠오른 거다.    

 

입학을 제대로 한 것도, 수업은 고사하고, 등교한 날이 손꼽을 정도이니 한 마디로 엉망진창인 셈이었던 거다. 유치부, 초등, 중, 고등 심지어 대학생들마저도.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3년째 접어들었다. 부엌의 작은 창으로 내다보이는 큰 세상이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했다. 거기다 대학교의 넓은 운동장까지 매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대학교가 코 앞이라 집 앞만 나서면 오다가다 만나는 여대생 남대학생의 싱그러움이 때론 골똘히 심취한 모습이 좋았다.


집을 구할 때 큰 몫을 한 부분이다. 늘 오가는 대학생을 보는 것만도 좋을 거 같고, 맘만 먹으면 대학 캠퍼스를 거닐며 대학생을 볼 수 있으니까. 작년 한 해는 그런 풋풋한 대학생을 아주 드물게 봐야만 했다.    

 

집 안에 있어도 쩌렁쩌렁 울려대던 축제의 날도 없었고, 체육대회를 할 때의 동네를 떠들썩하던, 무언가 대학생들만의 큰 외침도 깜깜이었다. 출입문 앞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끄나풀만 일 년 내내 문지기 노릇을 하고 있었던 거다.    


초등학교 6년을 보내고, 중학교를 간다는 건 인생에 있어 큰 변화의 문턱일 테다. 그 문턱에서 자연스럽게 넘지 못한 따져보면 큰 사회 문턱을 넘기 위한 관문 통과를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고 들컥들컥 걸릴 때가 많았으니 온전히 누려보지 못함이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인 거다.     


[코로나 속의 1-5   기억하자]  이 문구까지 보고 나니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잊지 말자고 하는데, 왜 더 생각이 나고 눈물이 나는지 모를 일.   

 

다음 장면의 사진은 교실 안 각자 자기 책상 앞에 앉았다. 진흙 속에서 고귀하고 우아하게 피워 올리는 연꽃마냥 모두가 맑은 표정이다. 코, 입도 웃고 있었을 텐데, 마스크를 꼭 끼고 있는 나머지 모습은 상상으로 봐야 했다.        

따닝 친구인 그 음악교사 생활 3년 차 열정은 살아 꿈틀거릴 테고, 학생을 향한, 학생을 위한, 학생만이 전부인 냥 사진 곳곳에 핑쿠 하트가 날아다녔다.


사랑을 마구마구 줄테고 받을 테고, 그 받은 사랑보다 더 큰 사랑 쏟고 싶을 초보 선생의 애정과 그 사랑스런 예쁜 쌤의 사랑에 답하는 순진무구한 중1의 애정표현들이.


포스트잇 다닥다닥 붙은 바닷가 따개비처럼 딱 달라붙어 있다. 적혀 있는 것만 봐도 서로 사랑 나눔이 몽실되다 못해 핑퐁처럼 왔다 갔다가 느껴진다.    


매일 아침 화면으로 만나며

 "누구 어디 있니? 왜 안 보이니?"

군데군데 이 빠진 아이처럼 있어야 할 자리 없는 친구 불러대느라 시간 허비하지 않고 가까이서 더 가까이서 선생님과 제자들의 사랑 나눔이 이루어지기를.  마주하는 시간이 많다 보면 얼굴 붉히고, 큰 소리 날 시간마저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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