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찬물을 끼얹고 또 끼얹고 싶은 날이다. 시원한 물줄기가 솟구치는 곳엔 뛰어들고 싶고 물놀이라면 모든 놀이가 좋은 날. 집 밖을 나서기만 해도 등 뒤로 주르르 흐르는 땀방울을 느끼며.
그 따가운 빛이 불구덩이만큼 뜨거울지라도 꼭 필요로 하며 몸을 부풀리고 뻗어가며 알을 채워가는 건 자연 속 생명체라면 무엇이든 해당하리라.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사람의 온도가 가장 뜨거운 시기를 꼽으라면 일곱 살, 그러니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인 7세라고 말하고 싶다. 예전에 7세 아이들을 복도를 오가며 만났어도 그렇게 에너지가 뜨거운 존재라는 걸 잘 몰랐다.
우연하게 뜨거운 계절만큼이나 에너지 짱짱한 일곱 살 마흔한 명의 친구들과 만남을 가지며 맘 속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처음엔 인간 불구덩이가 여기가 아닌가 싶어 뒷걸음질이라도 쳐서 빠져나올 생각이었다. 원장님의 30년이 넘는 유아교육에 대한 신념과 열정. 원감님과 부원감님의 쉰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교육현장의 노고. 몇몇 선생님들의 진심 담긴 눈빛에 내 맘이 스며들고 녹아들었다. '그래 이까짓 거 며칠만 더 힘을 내보자.'
마흔한 명의 일곱 살 마음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온 우주를 비롯한 가족 사랑 듬뿍 받고 태어났을 울 아가 사랑둥이들. 7년 동안 겉모양 자란 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맘속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겠다고 했을 때 유치원 원장님은 원하고 바라는 어떤 것이든 좋으니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을 충분히 주셨다.
첫 시간,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에게 마음은 우리 몸속 어디에 있을 거 같은지 물어보았다. 일곱 살 친구들은 배를 가르면 맘이 들어 있을 거 같다고. 보이지도 않는 맘을 보겠다고 배를 가를 수 없지 않으냐며.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 맘이 있다고 하던데.
하루에도 열두 번 아니 백 번도 더 변하는 일곱 살 마음속 이야기. 매 순간 변하는 맘이야 일곱 살 아이들만 그럴까. 일곱 살 아이들 맘 거울을 통해 내 맘도 빛이 나게 닦아보련다.
얼굴이 충분히 보이는 거울을 준비했다. 자라는 모습은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지만, 맘이 자라는 것도 볼 수 있게 해보자고 말했을 때
놀라워했다.
예전에 아이들과 만든 문집을 보여줬더니 자신들의 흔적도 남기고 싶은 의지가 불끈 솟아오름을 느꼈다면.
이 순간 자기 현재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며 직접 그려보고 친구들 앞에 나와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아하는 색깔이나 음식, 놀이, 친구 등 모든 것이 달랐다. 나무라는 큰 이름 속에 제각각 나무가 있는 만큼 사람이란 이름 속에 모두가 다른 친구들임을 인정해야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꽃 피우는 시기가 다르고 열매 맺는 시기가 다르고 좋아하고 보충해줘야 하는 거보다 더 다양함을 알아야 하는.
일곱 살 아이들은 우주의 기운이 사방에서 끌어당기는지 날쌘돌이처럼 재빠르고 날렵하고 날아오를 정도로 기운이 넘친다. 몇몇을 제외한 많은 아이들 모두가 그랬다. 바깥활동이나 실내 체육활동을 넣어 매일 에너지 분출할 수 있는 시간 배치는 참 좋은 거 같다.
몸과 마음이 쭉쭉이 하듯 뻗으며 커가는 게 눈이 보이는 듯 하기에.
행동반경이 커지고 몸놀림이 잽싸다 보면 크고 작은 부딪힘으로 잘잘못을 따지며 목소리는 왜 그렇게 큰지 항상 마스크를 끼고 있음에도 목소리가 짜랑짜랑하다.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 나한테 만 분의 일이라도 나눠줬으면. 한 번은 남자 애들 둘이 쾅 부딪히곤 서로 잘못이 없다며 공룡이 입에서 불을 뿜어내듯 마주 보며 악을 내지르는데...
‘뜨악!!’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정말 많이 놀랐다.
서로의 맘 문이 열리고 조금 가까워졌을 때 화났을 때의 이야기도 나누기 시작했다.
작은 일에도 참지 못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악을 쓰는 등 사랑만큼이나 분노와 화, 노여움이 꽉 차 있다는 게 느껴서이다.
어린 친구들이지만,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건 필요했다. 좋을 때야 큰 문제가 없지만, 화가 나서 분이 풀리지 않는 맘을 좋은 방향으로 스스로 다스리고 해결할 수 있는 어른으로 커간다면.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책은 화났을 때의 맘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다. 이야기를 모르는 친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알고 있었다. 책의 내용도 곧잘 이야기해 주는 친구들이었다.
##일곱 살 아이들이 화났을 때 푸는 방법을 들어보았다. 마흔 한 명을 세 팀으로 나눠서 하다 보니 두 팀의 이야기만 들어본 상태. 아이들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서 화를 푸는 방법도 다 다름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더 어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방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된다.
*영화를 보거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면 된다.
*소리를 지르거나 엄마를 발로 찬다.
*tv를 보면서 과자를 먹거나 인형을 만진다.
*뭐든지 집어던진다.
*혼자 가만히 앉아 있는다.
*화나게 한 사람 엉덩이를 바늘로 찌른다.
*닌텐도를 가지고 논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잠을 잔다.
*웃긴 얘기를 말한다.
*발로 차 버린다.
*오빠랑 싸운다.
*언니랑 놀면 된다.
*만화영화를 본다.
일곱 살이라면 아직 꼬맹이들인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보다 맘이 착잡하고 무거웠다. 마음이야기 시간은 좋은 사람으로 자라기 위함이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화 푸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했다. 다음 시간 더 좋은 방법에 대한 생각해 온 거 이야기 들려 달라고 했는데, 어떤 방법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