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사랑도 갈라놓은.

하루빨리 물러났으면.

by 서비휘

“선생님, 저 궁금한 거 있는데요, 물어봐도 돼요?”

수업이 끝난 후 뒷정리를 하고 있는 내게 P가 옆 교실로 가다 말고 다가와 물었다.

P는 지난번 J랑 사귄 지 2년 됐다는 합기도 관장이 꿈인 친구.


“뭔데, 얘기해 봐.”

“으음.. 선생님 결혼하셨어요?”

‘푸하하하!!!!! 일곱 살이랑 지내니 이런 질문도 받아 보는구먼.’


얼굴 가득 기분좋은 웃음을 띄며

“P가 볼 때는 어때, 결혼한 거 같아?”

“결혼한 거 같아요. 그냥 느낌에요.”

어떤 느낌인지 물으니 그건 잘 모르겠고, 아이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단다. 거기까진 별 관심 없다는 거겠지.


“니네 푸OO반 선생님은 결혼하신 거 같니?”

“네네, 한 거 같아요. 우리 선생님은 반지를 끼고 있거든요.”

선생님은 반지를 끼지 않았으니 결혼 안 한 거 아니냐고 했더니 불편해서 안 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이거야 원, 일곱 살이랑 대화 중인데, 틀린 말이 없고 구구절절 다 맞는 말만 하고 있다.

스물여덟 아가씨 선생님은 조금 억울하긴 하다. 커플링 하나 꼈을 뿐인데, 일곱 살 친구 눈엔 결혼한 걸로.



“P야, 지난번 J랑 2년 차 사귀는 중이랬잖아. 아직도 사귀는 중이야?”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P랑 단둘이 얘기할 기회가 주어지니 전에 얘기했던 게 떠올랐던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네, 그런데 만나지는 못하고 있어요.”

종일반이라 매일 아침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붙어 지내는 것은 만남에 속하지 않는 건가.


유치원 일과를 끝내고 하원 후 같이 놀아야 사귐의 연장선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J 집이랑 바로 옆은 아니고 조금 가까운 편이란다. P의 집 앞엔 모래성이 J의 집 앞은 놀이터가 가까이 있다는데. 평소 같았으면 모래성도 놀이터도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데, 코로나로 각자 집 앞에 있는 곳에서만 놀아야 한다는 거였다.


아쉬워하며 얘기하는데, 내가 다 안타까웠다.

코로나가 일곱 살배기 사랑도 갈라놓고 있구나!


하루빨리 코로나가 물러났으면...

울 일곱 살배기 사랑둥이들 모래성이든 놀이터든 신나게 놀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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