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새이임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by 서비휘

낯선 차를 타고 낯선 곳에 보내기 전부터

맘의 준비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

아이에게 틈만 나면 원에 가면 선생님도 있고,

친구들도 많고, 재밌는 놀잇감도 많다며 이야기 했을테다.


맛있는 간식도 주고 엄마나 언니, 동생보다 친구들이랑 놀면 더 재밌을 거라고

관심 보일만한 것을 틈만 나면 늘어놓았을 거다.

뭔지 모를 낯선 곳에 조금이라도 덜 당황하라고

서로 맘의 준비를 돕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랄까.

사실 말하는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듣는 아이가 어찌 알 수 있을까?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곳이기는 엄마도 아이도 마찬가진데.


일하는 엄마가 많은 요즘, 아이를 낳고 내 커리어를 갖고 싶은 열망에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 맘도 또 육아에 지쳐 잠시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내 시간을 가지고 싶었던 맘도 이 순간만큼은 아이와 같은 마음일 테다.


‘좀 더 내 손에서 키우다 떨어지면 안 될까, 벌써 보내야 하는 걸까?

아니야, 이러다간 영영 아이와 떨어지기 힘들어질 거야.

그래 자신 없어.

아이에게 더 고운 말과 이성적인 맘으로 대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아.

내 시간을 가지며 떨어져 지내야 더 반갑고 예쁜 엄마, 천사같은 엄마가

잠시라도 될 거 같다.


머리로는 그렇게 말하는데, 쉽지 않다.

어떤 경우든 헤어져 지내다가

다시 만나야하는 그 시간이 익숙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은 시간이다.


이성적이고 머리로 아는 게 많은 엄마는 충분히 떨어질 준비가 됐어.

하지만, 아이가 어린 아이가 가여울 거 같아.

떨어지기 싫어할 게 분명하고, 엄마 없으면 안 되는 껌딱지인데....

그럼에도 하루에 수십 번씩 뒤바뀌는 고민과 갈등 오늘로 끝내고.

‘그래 결심했어!

정말 큰 결심과 결단이 필요했어.

오늘로 고민 끝!'


나 혼자와 몇 몇 가족 구성원만으로 아이를 온전히 잘 키울 자신도

사회성도 길러줄 수가 없을 거 같아.

보내자. 일단 보내보자.

걸어서 엄마 손잡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데려다 주는 엄마도 아이도,

차를 타고 원에 가야만 하는 아이도 엄마도

착잡하고 심란한 마음인 건 똑같지.


눈물이 바다가 될 수 있다는 걸 어린 영유아들이 다니는 3월 첫 주,

교실 밖이 아니라 원 바깥까지 세상 설움 다 토해내듯 우는 소리로 안다.

네 살 친구들이 제일 어린 반인 우리 반 친구들.

울며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가 가여워서 엄마는 속울음 울며 보내고,

세상에서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 바락바락 내며

우는 아가들을 한 선새이임이 두 명씩 끌어안고 같이 우는 시간,

울다가 어른이 우는 게 이상한지 멈칫 할 때면

"선새이임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


아이들은 다 달라서

그렇게 소리 내어 우는 가운데 따라 우는 아이도 있고,

그러거나 말거나 별 신경 쓰지 않고 새 놀잇감이 더 관심 가는 녀석들과

눈물, 콧물 뒤범벅인 일주일을 달래고 다독이며 보내는

3월의 첫 주, 6.25 전쟁은 전쟁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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