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언제나 내일부터!

by 서비휘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이 여기저기 마구 피기 시작할 즈음,

울 반 쪼꼬미들의 웃음도 봄꽃마냥 교실 안이 환해진다.

여러 선생님이 매 시간마다 돌아가며 수업에 들어와도 아는 체하며 안긴다.

편안한 얼굴 보여주며안정감을 갖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엄마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하니

쪼꼬미들의 표정과 몸짓만 봐도 마음의 온도가 감지된다.

특기 선생님이 오셔서 수업을 진행할 때면 나는 사진작가가 된다.

몰입하고 집중하는 모습 넘 예쁘고 기특하다.

표정하나 놓치지 않으려 이쪽저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카메라에 고이 담는다.

한참 이쁜 짓 할 나이다. 나 혼자 보기 아까운 장면이다.

잘 담아뒀다가 낮 동안 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한 엄마, 아빠, 할무니, 할부지를 위하여 보내드린다.


사진 보고나면

쪼꼬미에 대한 걱정 잠시 잊고 할 일 더 집중 하게 된다셨다.

나또한 엷은 미소 띄며 바라볼 만큼 여유가 생겼다.

울고불고 하던 녀석들 달래고 어르던 거 맞나 싶을 만큼 빠른 적응이다.


신생아 때부터 태교 교육, 문화센터 주 1회 이상

다녔던 녀석들이라 더 그럴 수 있겠다.

엄마는 쪼꼬미 떼놓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불안하고 초조했을 텐데,

그 마음 내려놓아도 될 때가 되신 거다.


4월 초면 대부분 쪼꼬미들 토, 일요일도 가겠다고 가방을 메고 나선다니.

가는 날 아니라고 뜯어 말리지만, 왜 가는 날이 아니냐고

애를 먹는다는 문자가 오면 앗싸!! 하는 시간이 된다.

쪼꼬미들과 상호작용이 잘 된다는 바로미터니까.


아이와 떨어져 있는 동안 아이 걱정보다 엄마 시간을

잘 활용해서 나 돌보기 시간을 가지면 좋을 거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에 에너지 충전 시간으로

엄마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면 좋겠다.


쪼꼬미가 돌아와 엄마, 아빠께 어리광 피우는 마냥

맘껏 뗑깡 부리고 칭얼대도 받아줄 수 있는 마음공간을 비워두는 시간.

엄마가 짜증 섞인 소리를 안 내는 건 힘들다.

언제든 불쑥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 있는 화를 가라앉히긴 충분치 않는 시간이기에.

다만, 화를 덜 내고 소리를 덜 지르게 될 뿐.


쪼꼬미들이 원에 오면 집에서 떼쓰는 만큼 그러지 않는다.

어른들이 집과 밖의 모습이 다른 것처럼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혼자 아님 둘이 집에서 놀 땐 그 많은 장난감과 동화책을 마음대로 갖고 놀 텐데,

원에선 친구와 나누고 같이 해야 한다.

그게 힘들어서 늘 싸우고 운다.

복도에 나와 서로의 얘기 들어주고 서로 눈 마주보며 얘기한다.

미안하고 사이좋게 놀자며 서로 안아준다.


짐실이나 화장실 갈 때 앞장서고 가장 먼저 가고 싶어하는 쪼꼬미가 많다.

너 한 번 나 한 번 친구들 한 번씩 돌아가며 해야 불만이 없으니

차례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내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 친구들 속에서 잘 어울려 지내려면 배려하고 나눠야 할 게 많다.

하나씩 알아가고 배워가며 우리가 성장하는 시간이다.


이번 주엔 울 쪼꼬미를 위한 블록데이가 준비되어 있다.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움직이니 쪼꼬미들의 놀이시간이 늘 아쉬워

맘껏 만들고 부수며 쌓인 감정 날려 버리길 바라며 준비한 행사.


쪼꼬미들은 자기 생각으로 다양한 뭔가를 만들어낸다.

내가 가장 자신 없어하는 요리를 뚝딱 잘 만들어내는데...

꼬마 세프들 내 머리론 상상할 수 없는 신메뉴가 잘도 나온다.

블록 두 개 얹어놓고 쪼 스파게티, 꼬 김밥, 미 치킨까지

지글지글 하는 동안 군침만 꼴깍 삼키고 있다.


드뎌 완성됐나 보다.

접시에 예쁘게 담아내 온다. 맛있다며 냠냠 하고 있으면

세상에서 제일 작은 꼬마 세프들 줄줄이 사탕 행렬처럼 끊이질 않는다.

너도 나도 들고 오지, 메뉴 바꿔 들고 오지

내 배는 이미 만삭을 넘어 오늘 내일 애기 한 명 낳아도 될 만큼

배가 부르다.

먹어도먹어도 질리지 않고 먹어도먹어도 입에 들어가는

뱃살 걱정 잊은 지 오래다.


긴장과 어색함 한꺼번에 날리고 갖는 자유로운 놀이 시간,

쪼꼬미들 손으로 빚는 세상 맛있는 요리를 다 먹어볼 수 있는

놀이시간이 참 좋다.


다이어트, 언제나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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