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이름 애매한 '공인중개사'

by 서비휘

"아줌마, 전화 한 통 씁시다."

낮술이 얼큰히 된 60대 중반 아주머니께서

다짜고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말하는 거다.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가 싶어

"네~ 여기 있어요."

아주머니가 쓰기 편하도록 사무실 전화기를 내드렸다.


술에 취하신 듯한데, 평소 외우고 계셨는지 자신 있게 꾹꾹 번호를 누르셨다.

내 가족들 전화번호도 애써 기억해야 알 수 있는 나는 뭐지(?)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

전화통화가 끝난 뒤에도 나가시지 않고

"아줌마, 아줌마~~"

계속 불러가며 순댓국집과 소주 2병이 어쩌고,

보낸 화분이 잘 도착했는지 그걸 엿다 갖다 놔야 한단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행동만 하셨다.


잡상인 대하듯

'얼른 나가세요~.'

할 수 없는 것이 나도 같은 상인의 입장이다.

아직 몸에 배지 않아 그런지 상인이라 해놓고도 참 어색하긴 하다.

그 아주머니는 계속

"아줌마~아줌마 " 부르는 거다.


저 분처럼 그냥 아줌마, 아줌마라 부르면 어때? 할 수도 있다.

아줌마, 아주머니라는 말은 아이를 품는 주머니란 말로 생명을 잉태하는 면에선 아주 고귀한 이름이다.

하지만, 일터에서 마구 불리니 존중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아줌마를 아줌마라 부르는데, 불리우는 그 이름을 너무 어색해하고 있다. 정해서 부르기 시작한

며칠되지 않은 블로그 닉네임만큼이나.


1층 사무실에 있다 보면 지나가다 불쑥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람은 대부분이 손님이다.

때때로 목적지를 못 찾아 헤맬 때나 복사나 팩스를 보내고

받아달라는 부탁이 있을 때도 들어오시곤 한다.


스마트폰이 있다 해도 전화를 걸고 받거나 문자, 카톡만 주고받는 정도로 쓰는 분들도 많으니까.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기도 했고..

내가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네이버 지도가 잘 알려주고 있는데, 아예 사용하지 않았을 거 같다.

모르면 물어서 찾아가면 되고 스마트폰을 뒤져가며 찾았을까 싶다.


낯선 지역에 가서 찾고자 하는 목적지를 가장 쉽고 빠르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가까이 있는 부동산 사무실을 들어가면 바로 알려준다.

길치였던 내가 다른 사람 목적지를 가리켜 주는 날이 오다니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 인생.

전부터 나를 안 사람들은 부동산 사무실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있는 자체가 신기방기 할 정도이다.


의사나 교수, 변호사나 법무사. 세무사 등등 반듯하게 불리는 이름들이 분명 있다.

공인중개사 없이 거래가 가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 어쩐다 하여 시끄러운 나날이라,

공인중개사를 부를 이름조차 마당찮나보다.


같은 일을 하는 나이 드신 분끼리는 사장이나 소장, 젊은 사람들은 대표라는 호칭으로 많이 불리고 있다.

정작 손님들은 '공인중개사'나 '중개사'라고 부르는 손님은 거의 없었던 거 같다.



우리 사무실을 찾는 손님을 부를 때도 존중받고 대접받는 느낌 들면서 들어도 기분 좋은 호칭이 중요할 거 같다.

보통 나이 드신 분이 오시면 사장님, 사모님이라고 많이 부른다.

난 그 호칭조차 입에 익지 않아 거북하고 어색하다. 살면서 사장님, 사모님 부를 일이 없어서 더 그런거겠지.

호칭은 중요할 듯싶다.

신혼부부 들어왔을 때도 사장님, 사모님이라 불러드린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