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타임즈 백나예 칼럼]
지난번 필자의 칼럼에서 문화란 교양인(a person of culture), 교양 있는 사람(a cultured person)과 같은 개인이나 집단의 지적 · 정신적 발전 상태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이러한 개념은 문화를 보편적인 가치라는 관점에서 이상적인 것으로 인간을 완벽함에 이르게 하는 과정이나 그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을 교양인으로 이르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 수준은 한 사회나 집단의 문화 수준을 좌우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특히 예술적 감각에 관련된 부분에서 예술교육은 어릴수록 그 교육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유아기 때부터 예술교육을 받은 사람은 예술과 문화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어 그 창의성이 증대된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예술을 자연스럽게 접하며 자라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과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 이런 어린 시절을 거친 사람은 예술가가 될 확률도 또 예술과 문화를 깊이 향유할 확률도 더 커지게 되어 문화의 공급자 측면과 수요자 측면 모두가 강화된다. 따라서 예술과 문화에 대한 교육은 일찍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의 예술 교육뿐만 아니라 예술 감상은 교육 정도에 따라 크게 좌우되며 학력이 높은 층일수록 감상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다. 클래식 음악 감상에서 교육 정도에 의한 격차가 매우 크다. 초 · 중졸은 연령과 관계없이 비율이 거의 증가하지 않는 것에 반해 고졸 · 전문대졸 · 대졸이 될수록 행동 비율이 급상승한다. 또 미술 감상도 클래식 음악 경향과 비슷하다.
교육의 차이가 졸업 후의 예술 감상 증가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그 후의 직업적 환경과도 연관이 있다. 예술 감상자 비율은 직업 간에도 큰 차이가 있는데, 전문직 · 관리직 등은 높고 노무직 · 농업 등은 낮다. 그리고 이런 직업은 고등교육(대학 및 전문대졸) 이수 비율과 밀접하게 관계되며, 전문직은 대학 · 전문대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술 감상, 클래식 음악 감상은 고등교육 비율이 높은 직업일수록 감상자가 증가한다. 예술 감상이 사회계층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지적된 바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입이 증가하면 예술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새로운 예술 문화 관련 분야들이 생겼는데, 매스컴의 발달, 특히 TV · 라디오 등 방송문화의 발달, 음악교육 등 예술 관련 취업자의 수가 증가했다. 또한 새로운 저술가나 시나리오 작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가 현저히 증가했고, 음악가의 증가는 자녀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개인 교습이 증가한 요인이 있다. 또한 발레의 교습 증가와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들이 새롭게 생겨났다. 자녀 수의 감소, 가사 시간의 최소화, 교육 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문화 예술 분야에서의 여성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
인간의 문화 활동은 예로부터 계속 번성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가난한 대로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겨 왔다. 그러나 경제가 급성장하고 매체의 변화로 인해 돈이 드는 문화, 퍼포먼스를 즐기는 문화가 증가했는데, 반드시 문화 수준이 높아졌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어려서부터의 교육과 교육 수준에 따른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 증가 또 교육이 직업에 연결되어 수입이 증가할수록 예술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는 면으로 보았을 때 교육은 문화예술의 중요한 부분이고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는 교육 없이는 문화 예술 향유에서도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없다. 또한 교육을 통하여 예술을 가르치거나 공급해 줄 수 있는 예술가로서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되므로 교육의 질과 방향성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의 문화발전 방향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여성이 일하기에 적합한 분야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여성 취업과 사회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곧 미래에 대한 투자이다. 향우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과 국가경쟁력을 결정지을만한 중대한 사안이다. 영국 정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국가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지출은 줄였지만, 교육예산만큼은 증액하였다.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 경제·사회 양극화와 같은 당면한 문제는 지금 당장의 기업에 대한 투자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학생이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 악순환의 고리는 끊을 수 없다. 교육과 문화는 항상 함께 동행하는 관계이며 교육과 문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선진국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문화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더욱 보장해주어야 하며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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