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년이 채 되지 않은 어느 5월
벚꽃은 이제 막 지고, 장미꽃은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초여름이었다.
그 무렵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되어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일이 일상이었고 우리 센터도 장기간 휴지기에 들어가 참여자들의 소식을 알 수 없었다. 언제쯤 출근하는지 문의 전화가 드물게 올 때쯤, 오래전 우리 센터에서 근로했던 참여자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다급한 마음에 집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자활현장 한복판에 서있구나
사회가 어수선하고, 경제가 어려워질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은 경제적 취약계층이다. 내가 이번 달 카드값을 걱정할 때 그들은 생존을 걱정한다.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촘촘하다지만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주민들은 사회복지 안전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혼자 어려운 생활을 버티다 구청의 의뢰로 자활센터에 오는 경우가 있다.
1년 전 우리 사업단에 신규 참여자가 배정되었다. 오토바이로 음식 배송을 하던 중 사고로 몸을 다쳐 오랫동안 경제 활동을 못해 구청 의뢰로 센터에 오게 된 참여자다. 자활센터는 처음이라고 음식배달을 오랫동안 해서 배송하는 모든 일은 자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생활배송사업단에서 카드배송을 하는데 처음에는 밤 9시까지 배송을 하고, 심지어 주말에도 고객이 원하면 카드를 전달했다. 그만큼 배송업무에 진심이고 열성이 대단한 참여자라 초반에는 그 열정을 내려놓으려 상담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다행히 평균을 유지하고 있다.
며칠 전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자활 종결 후 취업한 참여자를 만났다. 일하는 지금이 너무 좋다고 좀 있으면 희망키움통장이 만기 되는데 집을 자가로 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가구입’ 한 단어를 힘주어 말하는 그 얼굴이 그 눈빛이 또렷하고 명료해 보여 손뼉 치며 함께 좋아했다.
자활근로를 오랫동안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참여자가 있는 반면, 마지못해 탈수급을 했는데 그 생활이 너무 좋아서 더 큰 꿈을 위해 노력하는 주민도 있다. 어느 쪽이든 자활센터는 참여자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근로를 위해 힘쓰는 게 역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