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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Sep 11. 2018

학교 가는 길

제주살이 여드레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


절반은 인도가 없이 갓길로 가는데

그 와중에 갓길에 주차된 차들이 있어서

너무 걱정스럽다.


중학생 큰아들은 8시가 조금 넘으면

제일 먼저 집을 나선다.


5학년 둘째도 걱정 없지만,

학교에 빨리 간다고 형들이 쌩하니

먼저 가버리고나면,

1학년 막내 혼자는 차마 보내지

못하겠다.


그래서 아침 산책을 겸해서

데려다 주기로 했다.


1학년 입학 하고나서도

3일 데려다 주고 말았는데

팔자에 없는 지극정성 엄마 코스프레라니,,,


찻길로 걸으면 10분쯤 걷지만

오늘은 조금 일찍 나왔다.


조금 돌더라도 안쪽 골목 올레길로 걸어갈 참이다.

학교 가는 길에 바다를 보며 걷는다니

참 특별한 추억일텐데,,,


나만 혼자 설레었지,

아이는 늦을까봐 찻길로 빨리 가자고 채근이다.

쩝,,,,,



자꾸만 멈춰서 사진 찍으니 늦을까 걱정할만하다.

ㅎㅎㅎ


담장 위로 바다가 보이느냐 물었더니

키 작은 1학년 아들은

돌 틈새로 보인단다.

나도 들여다보니 정말 보인다!

이것이 너의 눈 높이로 보이는 세상 이구나,,,



아이가 늦는다고 채근하여 다시 찻길로 걷는다.

그래도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잔뜩 흐린 운동장에서 놀고 있었다.

아하! 그래서 둘째가 일찍 간다고 했구나!


친구들과 피구하는 둘째도 보인다.


그래 아침에 노는게 좋겠다.

학교 끝나면 돌보미, 방과후, 학원들로

함께 어울려 놀기 어려울테니 아침이 좋겠구나.

우리도 내일은 좀 더 일찍 오자~ ^^




제주도 초등학교에 일주일 아이를 보내 보니

제주에서 초등 아이 키우기 썩 마음에 든다.

자연 환경은 말할것도 없고!!


교실 벽도, 복도도 나무로 되어있어서

한결 편안하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교실 창문 밑에 있는 신발장에

실내화를 놓고 다닌다.


현관에서 교실까지는 신발을 벗어서

손에 들고 간다.


전학온 첫 날 본 복도가 참 깨끗해서 인상적이었다.

건물이 2층까지 있는 작은 규모라 가능하겠지.



여기서는

신발 주머니 놓고 가는 일도 없고,

신발 주머니 휘두르며 실내화 끌고

집에까지 오는 꼴 보지 않아서 아주 속이 시원하다.



둘째, 셋째아이 모두 학교 숙제를 내주시니

아이의 진도와 학습 상황을 체크할 수 있어서 좋다.


주간학습 계획표도 보내주시고 (프린터도 없는데)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하라고 안내장도 받아 왔다.

방과후 비용도 좀 더 저렴히다.

주 2회 수업인데 한 달에 1만원꼴이다.

( 그건 순전히 내 기준에서 좋은거지~ ㅋㅋ )


학교 운동장도 잔디가 깔려있고,

농구코트와 운동장 놀이기구도 잘 정비 되어 있다.

아이들 학교에 지원을 많이 해 주나보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은

등하교길의 안전이 확보 되지 않는다는 점인데.

그건 엄마와의 아침 산책으로 해결하지 뭐~^^




학교 가는 길 자랑


아이 등교시키고 천천히 집으로 걸어오는 동네길이

실로 어메이징하다!

예전에 한가락 하셨을 법한 큰 나무.

지금은 아이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해 주고 계신다.


제주 집의 흔한 정원수.

무화과, 귤나무, 감나무, 동백나무


신촌 향사가 당연한 듯 자리를 지키고 있고


간간히 예쁜 게스트 하우스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돌 담 쳐져있는 밭도 지나고


시원한 바람 부는 바다도 지나간다.


여기 저기 기웃대다가도 올레 표지판만

따라 가면 길 잃을 걱정이 없다.



어때?

진짜 끝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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