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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Sep 17. 2018

제주 탐험 - 다랑쉬 오름

제주살이 열사흘

오늘은 제주 탐험의 날



다랑쉬 오름에 다녀왔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찬사에 걸맞게

무척 아름다웠다!



동부 오름 중에 두 번째로 높은 오름이라는데

오르막 엄살이 심한 형제님들 뫼시고 가려니

긴장된다.



다랑쉬 오름 소요시간

초반 오르막 30분

분화구 한바퀴 30분

내리막 30분

원점회기까지 총 1시간 30분 걸렸다.


초등학교 1학년이 함께 걷고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충분한 휴식을 포함한 시간이다.



올라가는 길은 좀 힘들다.

처음부터 별로 내켜하지 않았던 우리 형제님들은

지금이라도 집에 가자,

도대체 왜 꼭 오름에 올라가야 하나,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다,,,


입으로는 불평불만을 토로하지만

다리는 계속 걷고 있으니

다행이다.



아끈다랑쉬 오름과 제주의 풍경.


가을이 무르익어 노릇노릇한 풍경도 보고.싶다.

제주에서 가을을 보낼 수 있다니,,,

좋아 죽겠다!!!


멀리 성산일출봉, 우도의 모습도 보인다.



지난주에 다녀온 용눈이 오름이 반갑다!


땀 흘리며 오르고 나니 멋진 경치를 내어주는

다랑쉬 오름.




분화구를 한 바퀴 돈다.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는,,,


정비가 잘 되어있어 안전하긴 한데

고즈넉한 맛은 좀 떨어지네,,,



처음 보는 절굿대. 신기하고 이쁘다.


분화구를 돌면서는 아이들도 멋진풍경에

신바람 나서 무척 적극적이다.


정상에서 절친과 영상통화하며 한껏 자랑하는 둘째.

ㅋㅋㅋ

( 열흘 전의 내 모습인데? )



요새

힘들지만 성실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연습 중인 어린이들.

애들은 잘 모르겠지만

한계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큰 아이들 어렸을 적에

너무 규칙대로 엄격하게 키웠다.

( 친정 엄마 표현에 의하면 '훈련이 잘 되어있다' 고 하는데 남편과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표현이다)


내 마음 공부를 시작하면서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표현하려고

노력하면서 부터는

아이들에게도 많이 허용적인

엄마노릇을 하게 되었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수용과 지지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기를 어언 몇 년,,,

언제까지나 무조건적인 수용이 약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건강한 성장에는 단계가 있다.


어린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하기 싫은 숙제도 하고,

힘들어도 학교에 다녀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여름방학 부터

조금 힘들어도

완벽하지 않아도

임무를 완수하는

성실함을 아이들과 함께 수련 중이다.


그 과정에서

둘째의 저항이 가장 컸다.


비행기가 궤도에 오를때까지

이륙하는데 에너지가 제일 많이 든다.

네가 지금 그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 뒤로는 공부, 학교 숙제, 집안일 돕기,,,

잘 해 나가고 있어 고맙다.


아이가 성실하게 할 마음을 먹게 된 데에는

제주 학교가 큰 도움이 되었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몇몇 친구들의 악의적인 놀림에 마음을 닫아버리니,

학교도 친구도 공부도 다 재미없고

무기력한 상태였던 것 같다.


제주에 와서는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도 마음에 들고,

급식도 진짜 맛있고,

친구들도 착하고,

선생님도 좋으시다고

학교 다니는 데 재미를 붙였다.


알림장의 글씨가 바뀌었다.

아무렇게나 힘 없이 휘갈겨 쓰던 글씨가

또박또박 바르게 바뀌었다.

선생님께 별표 받고 싶단다.

(오마이갓!!)


숙제도 꼬박꼬박 하니

죄송합니다. 다음 부터 해오겠습니다.

하지 않아서 좋단다.


단소 연습을 신경써서 시켰더니

이제는 소리가 잘 나서 재미있다고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연습한다.

심지어 친구들이 자기한테 단소 부는 것을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며 놀라워한다.


축구공을 사달라는 말이 반가워서

얼른 사주었다.


매일매일 조금씩 보태지는 이야기가

눈물나게 고맙다.




제주에 와서 한결 밝아진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다.



상상도 못했던 제주의 메가톤급 선물이다!!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올라와

멋진풍경을 누린 것 축하한다.

오늘도 한 뼘 성장했구나!


축하하고 고맙다, 아들!!





막내의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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