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일흔 이틀 - 181114
오늘은
평범 하기도 하고
안 평범 하기도 한 날.
지난주 내내 한의원을 갔는데도
차도가 없다. 다 낫기 전에 또 다치면 치료가 더
힘들어 진다고 쉬어야 한다는 말만 듣는다.
걱정이 되서 엑스레이라도 찍어 볼까 하여
정형외과에 갔는데
근육이 어쨌다며, 엉덩이 근육에 다짜고짜 주사를 놓는다. 이번엔 스트레칭 하란다.
근육이완제, 진통소염제를 처방해 준다.
헐~~
뭐야?
진실은 어디에???
내 몸을 내가 이렇게 모르고,
의사들이 하는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다니,,,
내 몸인데!!!
시내 나간 길에 화방을 찾아간다.
이름도 화방스러운 4B화방.
오래간만에 넘치는 그림도구들을 보니 가슴이 뛴다.
스케치북을 다 써서 스케치북 구입.
주로 사용할 파브리아노 아카데미아 200g짜리.
궁금해서 사 본
캔손 몽발 수채패드,
파브리아노 스튜디오 워터컬러.
주로 사용하는 스케치북 보다 궁금해서 사 본 애들이 훨씬 더 비싼건 비밀.
종이가 왔으니 그려 봐야지.
뭘 그릴까 고민하다가 책 보고 따라그리기.
어떻게 이렇게 쉽고 단순하게 표현하지?
나도 많은 경험이 쌓이면 나만의 그림체가 나오겠지 뭐. 그때까지 뭐든 많이 그리자.
자신이 초보자임을 인정하고 기꺼이 형편 없는 아티스트가 됨으로써 진정한 아티스트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정말로 훌륭한 아티스트가 될 것이다.
아티스트 웨이 책에 나오는 구절인데
내 자신이 실망스러울 때 떠올리며 다독이는 말이다.
자신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만에 저녁요가
결론은 요가에는 아무 지장 없었다는 거.
일주일간 푹 잘 쉬면서 그림 그리기 시작했으니,
한의사 선생님께 그림 선물 해드려야 할 지경 ㅋㅋ
오늘도 내 몸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완벽함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하루를 보냈네.
오늘 내가 둘째에게 해 준 말을,
남편이 나에게 똑같이 해 준다.
" 따라하는 것도 능력이야."
그래, 나에게 좀 더 너그러워 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