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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Nov 15. 2018

어반스케치 - 송당 본향당

제주살이 일흔 사흘 181115

오늘 아침 대섬 풍경

한라산이 최고로 선명해 보인다.

구름도 예술이다!


이런 날엔 여행을 떠나자~ ^^


당오름과 송당 본향당으로 출발.

주차장 부터 범상치 않다.

송당 본향당의 당신 백주또 여신의 딸 스물여덟, 아들 열여덟을 나타낸 것이란다.


이 자손들이 제주도 전 지역의 마을로 흩어져

당신으로 좌정하였다 한다.

그래서 송당 본향당을 제주도 각 마을 당의 조상으로 여기며 '불휘공'(태초의 뿌리) 라고 부른단다.


송당 본향당으로 들어 가는 길.


각 마을 당신들의 어머니를 모신 신당이라 하니

왠지 더 영험할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진입로 부터 신성해 보인다.

벌써 동백이 피었다. 꽃 봉오리들이 잔뜩 달린 것을 보니 이제부터 동백 꽃을 자주 볼 수 있겠다.

아이 좋아라.



소원 나무


송당 본향당.

본향당 앞에 초를 켰던 자국이 많이 있다


본향당 지붕에 이끼가 끼고, 돌담에 풀들이 자란 것을 보니 아주 오래된 신령한 기운이 느껴지는

느낌적인 느낌.


오늘은 여기서 어반스케치.


어반 스케치를 마치고 당오름 오르기.

등산로 한켠에 버섯들이 자랐네.


그림 그리고 당 오름 올라갔다 오는 동안 사람 한 명도 못 만날 정도로 조용하고 호젓한 곳.

내가 길을 잘못들었는지, 오름 정상도 없고 한바퀴 돌아서 30분 만에 원점 회귀 함.



오름에서 내려오니 본향당에 누군가 있다!

길음동 보살님이 기도하러 오셨단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자, 찍으라며 나를 흘끗 보더니 "글쓰시는 분인가?" 한다.

반가운 마음에 "네~"하고 대답함.

ㅋㅋㅋ


그러더니 잠시 후에 중얼거리는 소리.

"목 매달아 죽은 귀신이 붙으려나, 목이 왜 이리 아파. 고개를 못 들겠네"

헉 ;;;;


징을 치며 소리내어 기도하는 것을 보다가

살금살금 돌아 나옴.



글쓰는 분이냐는 물음이 엄청 기분 좋다.

보살님 보시기에 저 글쓰는 사람으로 보이나요?

히히,,,

애쓰지 않고 저절로 되는 일.

재미있어서 계속 하고 싶은 것은

여행하며 사진찍고 내 느낌을 글로 남기는 것인데!

나 작가 될건가??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


브런치에 글쓰는 것이 재미있다.

사진도 맘껏 올리고, 매일 쓸 수 있고, 친구들과도 소통하고, 제주의 생활을 기억할 수 있는 기억 저장고이자 육아 일기장이기도 하다.

지금 나에겐 최적의 아이템.

그래도 나중엔 종이책 출판 작가 되고 싶은

야무진 꿈도 있음!!



하~~ 좋다!

보살님, 복 많이 받으세요~ ^^


버라이어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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