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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Nov 18. 2018

제주 탐험 - 한라산 윗세오름 도전!

제주살이 일흔 닷새 181117

오늘은 형제님들 모시고

한라산 윗세오름으로 간다.


어제 아이들과 윗세오름 가기로 얘기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아프다는 아들.

아이고,,, 그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무겁고 사기가 뚝 떨어진다. 남편과 통화를 하니 일단 출발해 보라고 권한다. 나도 포기하지 않고 용기 내기로 한다.


걱정되는 일에 앞서 배가 아픈 아들.

꾀병이 아니라 진짜 아프다 한다.

엄마도 네가 진짜 아프다는 말 믿어.


시작 하기전 걱정에 배가 아프지,

막상 시작하면 괜찮아 지는 것도 알고 있지,,,


목욕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몸과 마음의 이완을 위한 목욕을 권한다.

그리고 용기 낼 수 있을 만한 제안도 한다.

편. 의. 점.


편의점에서 간식 거리와 점심 김밥을 사는 아들의 모습은 매우 즐거워 보임.



새로운 도전에 에너지가 많이 드는 아들.

시작에서 부터 끝까지 쓰는 에너지의 분포를 보았을 때,

궤도에 오르기 전 이륙할 때 에너지의 70퍼센트가 들어가는 것 같다. 그 70 퍼센트도 걱정하며 공회전 하는데 50을 쓰고, 진짜 이륙을 위한 에너지로는 20을 쓰는 것 처럼 보이는 아들.

그 신중한 아들이

조금씩 용기 내서 도전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엄마로서는 안심되고 감사한 일이다.

고민, 갈등, 두려움의 공회전이 점점 줄어들고 궤도를 즐기는 시간과 에너지가 더 늘어나길 기도한다.



몇 년 전에는 그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수용과 이해가 중요해서 배아프다 하면 쉬게했다.

그러나 이제는 도전, 용기, 인내, 성장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도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이 나에게 필요한 것이고,

내가 해야겠다 마음 먹은 것이 아이에게도 필요한 시기일 때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과 내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그래서 같이 기뻐하고 같이 성장하는 것도 있고.

그래서 같이 진흙밭에서 뒤엉켜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럴땐 그저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니 내가 내 갈길을 잘 가는 것이 최고의 부모노릇 이려니,,,"하고 내 일에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


얘기가 길어졌다.


무사히 집을 나서서

편의점에 들러 점심으로 먹을 컵라면과 삼각김밥, 간식을 넉넉히 산다.


1시간을 달려 영실 입구로 가는 길.

가다보니 제작년 아이들이 한 달간 승마레슨 받으러 다니던 홀스타 승마장 가는 길이다!


용기내서 승마장에 들어간다.

( 오늘은 우리의 테마는 용기인가 보다 )

가보자 했더니 아이들은 선생님이 자기들을 기억하겠느냐고 시무룩하다. 인석들아~ 너희들이 선생님을 기억하는데 선생님도 당연히 너희를 기억하시지!


인사드리니 반갑게 맞아 주시며 "준~~" 하신다.

어이쿠, 이름도 기억하고 계셨네. ㅎㅎ

많이 컸다고 깜짝 놀라시는 선생님.

이제는 선생님 키가 너희보다 작다며 웃으신다.

 사진 찍을 때 몸을 수그리는 아들들의 배려.


 말타고 같이 외승 나가게 놀러 오라하신다. 몸으로 배운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산에 가는 길에 들렀다고 했더니 귤도 챙겨주신다.


오래간만에 만난 양귀비, 특공이, 샤이니,,,

말들과도 인사.

하,,, 선생님의 환영에 마음이 훈훈하고 따뜻하다.


폭신하게 부풀어 오른 마음으로

기분 좋게 영실로 고고!



11시에 시작된 등산.


뭐, 말이 필요 없다.

히야~~

씩씩하게 잘 올라가는 빨파노 삼형제!!

너희들 오늘 드레스 코드 무척 삼원색이로구나 ㅋ

걸음이 빠른 큰 아이가 막내를 데리고 먼저 가고 나와 둘째는 자기의 속도 대로 천천히 간다.

쉼터마다 기다려주는 아이들.

그 덕에 안심하고 산행할 수 있었다. 고마워 아들들!


사랑하는 내 아이들!!

내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



깜짝 놀라게 멋진 풍경.

땅에서 한 두시간만 올라가면 이렇게 별천지가 기다리고 있는 한라산!


정상에서 함께 사진 찍은 후 큰 아들과 막내 아들은 먼저 가서 차에서 쉬겠다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둘째와 나는 천천히 걸으며, 쉬며, 경치 보며, 사진 찍으며 어슬렁 내려 온다.


걸음 빠른 선두팀은 1시간 만에 하산 완료.

걸음 느린 후미팀은 2시간 만에 하산 완료.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까지.

5시간의 산행.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재미난 시간.


함께해 주어서 고맙다 아들들!


동생 살뜰하게 챙기며 슬기롭고 날렵하게 움직여준 큰아들 고마워. 너랑 같이 다니면 마음이 놓인다. 도와줘서 고마워. 산에서 날아 다니는 모습 멋있었어.


힘들어도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산행한 것 축하하고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 함께 해줘서 고마워 둘째.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너를 보는 것이 무척 즐거웠단다.


씩씩하게 산행하고 안전하게 내려와 주어서 고마워 셋째. 자기 옷, 먹을 것 스스로 책임지고 가방에 메고 걷는 모습을 보니 엄마 마음이 참 든든했어. 조심하라고 잔소리 하는 엄마 없이도 자기 안전을 스스로 지킬 수 있구나! 대단히 대단해!



두 달 전 다랑쉬 오름 오를 때와 비슷한 컨디션으로 다녀왔다. 난이도와 시간 모두 두 세배는 힘든 코스였는데, 그 동안 두 세배 성장했다는 것이겠지?

대단하다~

성장을 축하하고, 잘 자라줘서 고마워!




축복 받은 날씨 덕에 산행이 훨씬 즐거웠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

은혜로운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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