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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Nov 25. 2018

몸과의 소통 - 요가 가족 회식

제주살이 여든 이틀 - 181124

요가 3주째 다니는 삼형제.

첫 주에 이틀 나가고,

둘째 주도 이틀 나가고,

자꾸 빠지니 스파르타 힘든 요가에

슬슬 꾀가 나는 형제님들.


이번 주는

호통을 쳐서 이틀 나가고,

당근 던져 주며 삼일 나갔다.

 이번 주는 월화수목금 한번도 안빠지고

요가 수련한 형제님들.


드디어 오늘 저녁

당근으로 약속한 초밥 먹으러 다녀 옴.


운동 하다 발목을 많이 다친 큰아들.

무릎 꿇는 것이 안된다더니 이젠 1~2분은 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땀흘리며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열심히 하는 것 같아 보인다. 힘들다면서 가기 싫다고 하다가도 갈 시간에는 제일 먼저 따라 나서니 고맙다.



아프고 힘든 것에 민감한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둘째는 요가 시간에 여전히 화장실에 들락 거리느라 선생님의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내장기관이 자극을 받은 결과라고 생각되어 나는

반갑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둘째에게는 두려운 요가 수업에 다니는 것 자체가 매일 용기를 내서 도전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 한다.참석하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지난주에는 헐크에게 쫒기는 꿈을 꾸었다는 녀석. 헐크만큼 무섭고 힘 쎈, 도망치고 싶은 존재가 있는지 물었더니 처음에는 요가 가라고 하는 엄마 라더니, 금방 요가 선생님 이라고 바꾼다.


자신의 몸상태와 마주하며 회복해 가는 시간에는 진정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같이 용기 내자.



말랑말랑한 척추의 소유자 막내는

처음엔 수련시간에 소곤소곤 엄마를 부르거나, 사바사나 할 때 내 손을 잡거나 자꾸 내 옆에 붙으려 하더니 점점 나를 부르거나 꼼지락 대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제 의지하기 보다 제 힘으로 수련할 수 있는 힘이 점점 생기는가 보다.




나도 조금씩 몸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척추, 발목, 고관절, 햄스트링이

조금씩 이완되고 있다.


그런데 확고 부동하게 느껴지는

손목과 팔꿈치의 과도한 긴장.

힘을 쓸 수가 없다.

내 몸을 버텨 주지 못하는 팔.


여태 손으로 그리고, 만들고, 글쓰고,,,

아이를 한 팔로 안고 한 팔로 무거운 것을 번쩍 들고, 아이를 안은 채로 한 팔로 요리하고,,,

힘들어도 업어주고 안아주고,,,

긴장한 상태로 운전하고,,,


긴장만 하고 이완은 없었던 내 팔과 손.

힘든 일 꾹 참아가며 울고 싶은 내 마음을 대신 버텨준 나의 양쪽 팔꿈치.

그동안 애 썼다. 이제 신경써서 더 많이 돌봐줄게.

이제 다른 사람들한테 부탁도 하고, 엄살도 부리고, 도움도 받으면서 내 팔꿈치를 귀하게 여겨야겠다.




오늘은

축하, 위로, 격려하는 자축 파티의 날.


수고했어~

다음 주도 신나게 파티하자!


그런데 얘들아.

다음주는 짜장면 먹자.

회식 값이 요가 수업료 보다 더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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