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아흔 사흘 181205
지난 주말 과식한 이후로 식욕이 불타오르고 있다.
오늘은 배가 부른데도 뭔가 먹고 싶다.
배가 고파 점심을 일찍 먹고서도
간식을 먹고 또 주전부리를 찾는다.
저녁 나절 까지도 계속 배가 부른 상태.
속이 그득하여 요가는 패스.
요가도 빠졌겠다, 이참에 먹고 싶은 거나 실컷 먹자!
바삭한 치킨이 먹고 싶다.
치킨을 싫어하는 큰 아이를 위해 피자도 주문한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신나게 먹는다.
(애들이 영문도 모르고 횡재했지)
나는 먹으면서도 내내 딴생각이다
그러니 먹은것 같지도 않게 배만 또 잔뜩 불렀다.
나는 왜 식욕이 불타오르고 있는거지??
뭐가 마음이 불편한가?
'해야만 한다'는 부담이 있었나?
특별히 스트레스 받은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런지 몰라 불안하기도 하다.
배가 너무 불러 속이 불편하고 등도 당긴다.
이런 저런 이유들을 떠올려 보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다.
이번에도 둘째의 권유로 카페 밤마실을 나선다.
타인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둘째.
고마운 마음으로
며칠 거른 모닝페이지와 책을 들고 가뿐하게 집을 나선다.
한 시간이 넘도록 이러저러 두서없이 모닝페이지를 써 내려간다. 일곱 페이지를 꽉 채운 것을 보니
뭔가 흘려보내야할 감정의 찌꺼기가 많았나보다.
두 시간 동안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남은 메세지는
불안함에 흔들리는 나를 수용하고,
그런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니까.
너도 마찬가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