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희라 Jan 28. 2019

제주 탐험 - 우도 올레

제주살이 마흔 엿새 190127

오늘 제주 탐험은 우도 올레길 걷기.

아이들과 함께 걷는 길.


별로 내켜하지 않는 아이들을 한라산 볶음밥과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으로 꼬드겨 데리고 나오는데 성공.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간다.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


천진항에 도착해서 단체사진 찍고

올레길 1-1코스 걷기 시작.

우도봉을 향해 걷는다.

바람은 불지만 햇살이 따스하고 세 아들과 함께하니 기분 좋다.


걸으며 눈 돌리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오늘 날씨가 좋아 한라산 '반년설'도 보인다. 둘째도 사진을 찍는다.

우도봉 오르기 전 준비운동. 물론 위장운동이다. 어묵꼬치 열댓개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마음의 준비가 된 선수들 모시고 출발.


우도봉 등대공원에서 올레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


요새 축농증 치료 중인 큰아이가 머리가 아프단다.

머리가 아파서 걸을 때마다 골이 울린단다. 무릎을 구부려 머리로 가는 충격을 완화시키며 걸었더니, 이젠 오금과 종아리가 아프단다. ㅠ ㅠ


걷기 싫다는 것도 아니고 아프다는데 참 속상하다.

아이가 아픈것도 속상하고 모처럼 나온 나들이인데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속상하고 화난다.


하고수동 해변까지는 걸어가야 버스를 탈 수 있으니 일단 하고수동 까지는 걷기로 했다.


우도봉을 내려오니 짚라인이 눈 앞에 딱.

타고 싶다는 아이들.

무제한으로 탈수 있다고. 했지만 2-3번 타니 충분히 탔단다.

둘째는 짚라인 안타고 기다리며 땅콩 아이스크림 냠냠.

유채꽃밭도 지나간다. 햇살이 따스한 꽃 밭을 지나니 벌써 봄이 온 것 같다. 넘나 예쁜 마을길.

다시 걷기 시작한 올레 길. 감탄이 계속 나온다!

보리밭에 바람이 지나는 것이 보인다.



드디어 하고수동 해수욕장. 머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픈 아이와 걸으니 어미는 애가 탄다.

오늘은 여기까지 걷고 버스타기.

둘러볼 새도 없이 버스타고 하우목동항으로 간다.

30분만 있다 가자고 했지만 빨리 한라산 볶음밥 먹고 싶다며 단호하게 거절하는 아이들. 사진으로는 안 나오는 물빛이 너무 예뻐서 후딱 그림 한장 그리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이래저래 속상하고 신경질 난다.


드디어 기다리던 흑돼지 주물럭과 한라산 볶음밥.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ㅠ ㅠ

볶음밥이 만들어 지는 것을 구경하며 한라산 생성 과정과 368개의 오름 설명을 듣는다.

언제 들어도 기대된다.

순식간에 무너지는 한라산.

순간 삭제 되었다. ㅋㅋ



저녁에는 조카가 친구와 함께 놀러옴. 동문시장으로 마중나간 김에 몸이 나아진 큰아들과 시장 데이트.

집에 돌아와 야식으로 떡볶이와 회를 먹는다.

청춘들을 함덕 해변에 데려다 주고 길고 피곤했던 하루를 마무리.




아이들과 올레길 함께 걷는 것은 이제 깨끗이 단념할 수 있게 되었다. 취미가 완전 다른 일행이 3명이나 더 늘어나니 현장에서 그리는 어반 스케치는 불가능. 여유있게 사진 찍기도 힘들고,,,  


오늘 함께 와줘서 고맙다 얘들아.

엄마가 그토록 원하니 자의반 타의반 따라나서서 힘들어도 다리 아파도 땀흘리며 걷는 애들을 보니 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올레길을 걷고 싶은데, 그동안 집에서 있는 아이들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하기로 했다.


사실은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과, 역시나 하는 확인이 필요했 던 것 같기도 하다. 홀가분하게 혼자 걷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내일은 새벽부터 나가기로 했으니 일찍 자자.

무겁기도 가볍기도한 마음.



매거진의 이전글 어반스케쳐스 제주 정모 - 여미지 식물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