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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Feb 11. 2019

여긴 어디게??

제주살이 백 예순날 190210

오늘 올레길 14-1 코스.

저리지에서 오설록까지 가는 짧은 코스.


아침에 막내가 배가 아프다해서

좀 챙겨주고 나오느라 늦었다.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니 12시네.

오늘 걸을 거리는 9.2km니까 충분한 시간이다.

출발!


얼른 오설록 가서 맛난거 사먹어야지.


가는 길에 감귤 밭을 만나니 기분까지 상콤하다.

브로콜리 꽃이 부케 같이 이쁘네~ ^^

지나가다 만나는 귤밭이 이뻐서 잠깐 앉아

10분 간의 퀵드로잉.


길을 걷다 만난 굴렁진 숲길.

밭길 사이로 지나는 작은 곶자왈 숲길들을 계속 만난다.


오름을 넘는다고 했는데

왜 아직 오름이 안나타나지?

선인장 열매가 꽃처럼 피어있다.


그런데 월령리라고?

거긴 다른 코슨데??


헉! 어쩐지,,,

길이 왤케 안 끝나나 싶더라니,,,

14코스를 걷고 있었네.

아까 간세에 14라고 내 손으로 그렸으면서도 알아채지 못했네!! ㅠ ㅠ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구나.


되돌아 갈 것도 아니니 선인장이나 그리고 가자!

그나저나 선인장 밭이라니 참 신기하네.

선인장 밭에는 밭고랑이 널찍널찍하다.

선인장 밭담 너머로 보이는 바다.

멋있다.



선인장과 바다라니,,, 정말 이질적인 조합인데

그게 또 참 잘어울리네!


ㅋㅋㅋ

14코스 중간스템프.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하고, 어이없고, 웃기다.



그럼 오늘은 어디까지 걸을 수 있을까?

늦게 시작해서 19km를 다 걷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간간히 통화하며 괜찮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아이 상태가 개운치 않으니 걱정 되서 늦지 않게 집에 가고 싶다. 저녁에 약속도 있다.

잔뜩 흐린 날에도 맑은 바다색을 보여주는 금능 으뜸원 해변. 정말 으뜸원이다.

협재해변에 도착해서 비양도가 보이는 풍경을 후딱 그리고 집으로 출발.



집에 도착하니 아이들도 하룻동안 잘 지냈다 하고

막내 컨디션도 좋아보인다.


얼른 닭죽 끓여 아이들 저녁 먹이고 친구 만나러 시내로 나간다.

친구 윤정샘이 묵고 있는 라마다프라자 호텔.

둘 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호텔 로비 카페 밤마실.


요새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윤정샘.

내 그림과 도구들에 관심이 많으시다. ^^

이야기 나누며, 차 마시며, 그림 그리며, 도구 사용 방법을 주고 받는다. 완전 멀티 플레이어 두명.ㅋㅋ


한시간 정도 이야기 나누었는데 전화가 왔다.

막내 배가 많이 아프단다.


헐레벌떡 집으로 간다.

집에 도착하니 그새 통증이 좀 가라앉은 막내.

제주대학병원 응급실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데 토하는 아들. 얼른 데리고 응급실로.

에고,,, 다행스럽게 열도 안나고

초기 장염이라고 큰 걱정 안해도 된단다.


에구머니나,,,

오늘 참 긴하루를 보냈네.


너무 길어서 미루고 있던 올레길 14코스도 걷고

(협재에서 한림까지 1시간 더 걸어야 한다)

친구도 만나고

아들도 큰 병 아니라니

다행이다.



그치만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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