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꽃피 Apr 02. 2023

RE: 사월이 되어서 (K,)

2023. 4. 1. - 2.



2023. 4. 1.



사월이 되어서



이월 끝자락에 암스테르담에서 베를린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책을 읽었어요. 비행기에서 읽을 무언가로 이 책을 가져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65쪽에서 전환이 되는 느낌을 받았고 5일간 베를린을 여행하고 프라하에 갔답니다. 프라하 갤러리 카페에서 본 회화가 있었고, 65쪽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월이 되어 문득 생각나서 보내봅니다.


타이틀은 Turbulent times.





여행 다녀와서 책을 한번 더 읽었어요.

다음 책을 기대하고 응원하며,



K.








2023. 4. 2.



RE: 사월이 되어서



4월 1일은 『사월에 꽃마리 피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날이지만, 어제 저는 세상에게 아무런 글도 쓰지 않았어요.



대신 전화 한 통을 받았어요.

그리고 이 편지.
  


마침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이었어요.

사랑은 생각보다 단순히, '연결'인 것 같아요.

세상에 대한 연결, 타인에 대한 연결.

그로 인한 진정한 나의 완성.

이야기의 완성. 완전이나 완결이 아닌.



쓴 이와 읽는 이의 연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연결.





보내 주신 프라하 갤러리의 회화와 65쪽의 연결.

Turbulent times. 격변기 혹은 격변의 시간들.

65쪽의 전환. 나에게서 너에게로 가는.

조각난 고립에서 연결로 향하는. 어둠에서 빛으로.

배회하던 시선이 서로에게 마주치고,

한곳에 머물고, 마침내 걸음이 되어.

적막한 마음, 그곳을 떠나 선명한 고백의 글자들로.



그렇게 네가 나에게로 돌아오는,

순환.



이 그림, 봄이네요. 정말 봄이에요.

덕분에, 실타래가 풀리며 먼 나라의 이야기가

가까운 삶의 실현이 되는 생동력을 느껴요.

그것을 기꺼이 보고, 쓰네요.



사월은 저를 소진시킬 정도로

양극적이고 애증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의 달인가 봐요. 사월은.

편지를 읽고 더욱 그런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사랑하려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To. H,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