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남편과 아들이 없는 3박 4일

by 라파고

하랑이랑 단 둘이 3박을 할 수 있겠어? 진심이야?

나는 분명 세 번 이상 물어보았다.


엄마는 안기 좋고, 아빠는 놀기 좋아

이미 말이 유창해질 무렵부터 엄마와 아빠의 쓰임에 대해 분명히 했던 아이다. 밤에 엄마를 찾을 아들과, 그런 아들을 달래야 할 그의 노고가 벌써 그려지는 것 같았다. 노고가 그려진다고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나보다 더 꼼꼼한 그는 힘들겠지만 잘 해낼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평소보다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고 귀가했다. 집에 오자마자 제주에서 첫날부터 고생했을 그들과 통화를 했다. 비행기 탈 때 무서웠는데 6살이라서 참았다는 이야기, 방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 바닷가에서 소라게를 많이 잡았다는 이야기, 고등어구이와 고기국수가 정말 맛있었다는 이야기. 조잘대는 아이의 목소리에 행복이 가득해 보여 고맙지만 서운하다.


맥주 한 캔과 오징어 한 마리를 준비하고 TV를 켰다. 배꼽 빠지는 예능을 틀어 놓고도 그 적막함에 문득 외로워졌다. 휴대폰에 저장된 두 남자의 옛날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잠이 들었다.


혼자 지낸 3박은 빠르게 흘렀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으며, 평소 하던 일의 3배쯤 되는 일을 처리했다. 곧 제주로 떠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집중해서 일할 수밖에 없기도 했지만, 사실 혼자 노는 법이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남편이 아이와 단 둘이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3박 4일의 자유시간에 한 일이 고작 직장의 밀린 일 해버리기, 오래간만에 집 대청소 하기, 그리고 이 남자들, 잘 놀고 있나? 궁금해하기가 다였다.


모험심 많은 남편의 이번 여행으로 나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 하나는, 항상 옆에 있어서 몰랐지만 두 남자가 내 모든 것이었구나이고, 다른 하나는 두 남자에게서 벗어나 조금씩이라도 나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내어보아야겠다이다.


다시 만난 두 남자는 확실히 전보다 관계가 좋아졌다. 그리고 겨우 3일 만에 아들이 성숙해졌다. 어떤 마법이 있었던 걸까? 문득 생각한다. 나도 아들과 단 둘이 여행을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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