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티키타카#2
스포츠 티키타카
우리 모두 알고 있죠. 그런데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번번이 굳이 자세하게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사이 우리 사회는 그 대가를 치르고 말죠. 스포츠 말입니다. 스포츠는 지금 건강 할까요? 우리는 충분히 스포츠를 잘 살피고 있을까요? 한번 얘기 나눠보죠. 생각이 확 깰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하루 일상에서 운동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죠.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서. 너무 멀어서. 귀찮아서. 비싸서. 등등요. 운동은 각오와 준비와 끈기가 필요한, 마치 나의 총체적 결단력과 실행력을 평가하는 그런 시험지와 같습니다. 평소에 운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우리 모두 잘 압니다. 하는 사람도 안 하는 사람도.
우리는 운동이 주는 보상을 잘 압니다. 다이어트 효과를 봤다거나, 근육이 조금 더 커졌거나, 아니면 그냥 땀 흘린 나 자신이 대견스러운 그런 감정. 개인의 만족은 당연하고 사회적 만족까지 얻습니다. 장비빨이나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또 다른 성취이고 보상입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운동은 트랜드이고 멋이기도 합니다.
운동 권장 사회입니다. 과도할 정도죠. 이해합니다만, 어디 운동하기가 좀처럼 쉽답니까? 나 개인의 결단력과 수행력도 그러하지만, 사회가 운동을 권장하는 만큼이나 나 자신이 운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시간 날 때 언제든지 옷 갈아입고 바로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집이나 직장에서 멀지도 않고. 걸어서 5분 거리? 돈 몇 푼 내면 옷이던, 장비던, 샤워든 다 해결되고? 회원가입 뭐 이딴 것도 없이?
한번 생각해 보세요. 둘러보시죠. 혹시 내가 사는 집이나 직장 주위에는 내가 쉽게 갈만한 운동시설이 있는지요? 바란다면 싼 공공시설로. 있나요? 축구장? 야구장? 수영장? 테니스장? 아! 너무 규모가 큰가요? 그렇다면 볼링장? 탁구장? 펜싱장?
서울을 잠시 들여다보겠습니다. 놀랍게도 서울은 전국에서 공공 체육시설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1인당 확보율은 가장 낮죠. 거대한 노천 운동장은 언감생심, 작은 실내체육관 하나 새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십여 년간 체육시설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었지만, 그때마다 똑같은 이유로 ‘불가능’이라는 딱지가 붙었습니다. 바로 땅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사실 둘러봐도 서울에 체육시설을 지을만한 땅은 거의 없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요? 물론 돈과 힘 때문입니다. 돈 안 되고 땅 잡아먹는 공공축구장 한 면이라면, 18층짜리 민간 아파트 2동은 너끈히 들어가니까요.
그럼 돈이 전부인 지금에 절망만이 답일까요? 위례신도시에 처음 입주할 때 그 큰 신도시 단지에 공공체육시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법 때문이죠. 추적할 수 없는데, 언제부터인지, 체육시설은 거주인구에 상응하게 필수적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투자자들에게는 더 없는 땡큐죠. 소위 말하는 체육인도 체육단체도 이에 대해 무지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큰 개념 없고요. 그 사이 우리 주위에 공공체육시설은 더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민간체육시설에 운동을 내돈내산합니다.
사람이 태어나고 몸을 움직임으로써 얻는 희열과 성취는 권리입니다. 운동은 돈을 낼 수 있고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만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것이 운동이어야 합니다. 사회가 보장해야 하죠. 그래서 운동시설은 사람이 몰리는 곳이라면 그에 걸맞게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운동을 권장하고 싶다면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내 돈 내고 거기까지 가서 운동 해야 해?’라는 질문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대택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기본적으로 인간사회의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의 몸과 스포츠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에, 여기에 대해선 특별히 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