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티키타카#3
스포츠 티키타카
우리 모두 알고 있죠. 그런데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번번이 굳이 자세하게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사이 우리 사회는 그 대가를 치르고 말죠. 스포츠 말입니다. 스포츠는 지금 건강 할까요? 우리는 충분히 스포츠를 잘 살피고 있을까요? 한번 얘기 나눠보죠. 생각이 확 깰 수 있을 겁니다.
베틀로 삼베를 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파트에서 메주를 띄우는 사람은 이제 없다. 초가집 이엉을 엮어 올릴 수 있는 사람도 이제 몇 남지 않았다. 모두 일상이었다. 어린 시절 늘 보던 장면이었다. 이제 모두 사라졌다. 어림잡아 약 백 년 남짓 만에.
의식주 얘기다. 입고, 먹고, 따스하게 자는 일. 인류가 오랜 시간 싸우고 얻으려 했던, 지금도 진행 중인, 그런. 이제 우리는 옷을 짜지도, 농사를 지어 음식을 준비할 수도, 집을 짓지도 못한다. 그렇게 하는 방법과 기술도 잃어가고 있지만, 법과 제도와 문화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안 해도 되도록 한 것이었지만, 뜻하지 않게도 못 하게 되었다. 자본은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주를 산다. 필요하니 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누구는 판다.
살 빼란다. 운동하란다. 그래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운동하려고 하면,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이렇게 해야 한단다. 운동을 바르게 배워야 한단다. 맘대로 하지 말란다. 일정한 체력을 가져야 하며, 근육과 체지방량의 기준에 맞추도록 노력하란다. 심지어 걷기 횟수나 운동량까지 정해서 알려준다. 운동이 거의 모든 것에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운동전문가는 물론 정부와 단체에서도 강조한다. 참 친절하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우리가 마치 무엇을 잘못한 것인 양 지갑을 열고 만다.
놀이터에서 뛰놀거나 학교에서 체육 시간을 박탈당한 아이들은 몸의 움직임과 운동에 대한 체득의 기회를 잃는다. 이들이 성장한 후에 운동의 필요성을 강요받는다면, 이는 운동을 구매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해본 적이 없으니까. 게다가 이제 운동은 시설이 필요하고, 장비가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고, 지도자가 필요한 것으로 규정되니, 운동 구매 의무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노인들에게 운동을 사라면 콧방귀 뀔 것이다. 그러나 어린 세대는 다를 수 있다.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 이제, 자본과 산업이 승리하는 순간이다. 마치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의식주 자본화처럼.
몸은 의식주와 다르다. 의식주는 세상에서 얻어야 하는 대상인 반면, 몸은 태어나면서부터 소유한 것이다. 의식주는 도구이자 수단이지만, 몸은 자체가 목적이다. 의식주는 규격과 제도로 덮어씌울 수 있지만, 몸은 개개인이 고유하다. 그러나 운동산업은 이를 대놓고 무시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마음대로 돈 안 내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운동문화, 스포츠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언젠가부터 아파트 난간에 메주를 달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몸의 움직임이 운동이라는 형식에 묶여 보장되지 못하는 사회는 불행해진다. 태어나면서부터 공기와 물을 마시는 것처럼, 몸의 움직임과 운동은 생명체로서 인간 누구에게나 무한정 무제한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생명체의 권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이대택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기본적으로 인간사회의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의 몸과 스포츠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에, 여기에 대해선 특별히 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