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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연대 Jun 20. 2023

운동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다만!

스포츠 티키타카 #4

스포츠 티키타카

우리 모두 알고 있죠. 그런데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번번이 굳이 자세하게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사이 우리 사회는 그 대가를 치르고 말죠. 스포츠 말입니다. 스포츠는 지금 건강 할까요? 우리는 충분히 스포츠를 잘 살피고 있을까요? 한번 얘기 나눠보죠. 생각이 확 깰 수 있을 겁니다.



운동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다만!


* 운동선수나 몸을 잘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읽지 마라. 이 글은 운동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위한 색다른 글이다.


소위 ‘체육학과’ 교수라는 내가 “운동하지 않아도 돼요!”라고 하면 사람들은 일단 웃어넘기려 한다. 농담으로 듣는다. 운동을 쉽고 편히 생각하라고 다독이는 말로 여긴다. 다시 정색하며 말한다. “진짜요. 운동 안 해도 돼요.” 사람들의 표정은 순간 바뀐다. 나는 진심으로 한 얘기다.


모두가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체력 향상, 면역력 강화, 의지력 상승, 심지어 교육적으로, 사회 관계적으로 유용하다고 한다. (뭐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할많하않. 그래도 일단 양보!) 국제보건기구 WHO도 건강을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온전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으니,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은 필요해 보인다.


운동의 육체적 효과를 볼까. 운동은 ‘신체’의 다양한 ‘기능’을 ‘변화’시킨다. 심폐지구력,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신체 구성, 기타 등등, You name it! 사람들은 이를 두고 줄여서, ‘체력이 좋아진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엮어, 운동은 체력을 기르고, 체력은 육체적 건강을 도모하니, 체력 증진은 건강관리의 한 방법이라 한다. 여기까지도 그럭저럭 눈 딱 감고 동의해 버리자. (여전히 할많하않) 그럼 운동이 육체적 건강의 필요충분조건일까?


자, 잠시 질문을 거꾸로 해보자. 만약 체력이 낮다면 우리는 육체적 건강을 보장받지 못할까? 100미터 달리기가 느리거나, 유연성이 떨어지거나, 무거운 웨이트를 들지 못하면 감기에 잘 걸리거나 더 자주 다치거나, 더 자주 많이 병에 걸릴까? 심지어 더 빨리 죽을까? 만약 이 질문들의 답이 모두 (또는 한 가지라도) ‘예’라면 내가 틀릴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틀릴 리 없다.


이쯤 되면 운동을 해도 좋고, 안 해도 문제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여기서 중요한 기술은 운동과 체력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운동의 결과이자 평가지표인 체력을 떼는 것이다. 체력을 떼어 버리면 이해가 빨라진다.


다시 얘기를 묶어보자. 운동은 인간을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하는 도구이다. 반대로 운동하지 않는다고 건강하지 않다고 정의하지 않는다. 상반된 이 두 문장이 서로 양립할 수 있는 이유는 운동의 본질 때문이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고 하는 진정한 이유는 체력이 아니라 몸이 움직이는 동안 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생물적 작동 때문이다. 즉 운동으로 바뀌는 체력보다 운동 중에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건강을 결정짓는 데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몸이 움직이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계, 대사계 등이 함께 동원되고, 이로써 운동은 몸 전체 기능들의 유기적인 작동을 유도하게 된다. 한마디로 몸 전체 작동이다.


답으로 직진하자. 운동이 싫다면 운동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집구석에만 처박혀 있는다고 건강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답은 운동이 아니라 자주 많이 움직이는 것에 있다. 운동의 효과라 불리는 체력을 키우라는 요구는 절대 없다. 대신 움직이면 어쩔 수 없이 작동되는 인체의 보이는, 보이지 않는, 그리고 서로 역동적으로 작동하는 기능들을 자주 활성화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육체적 건강의 본질이다. 인간은 체력을 키우며 진화하지 않았다. 대신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진화했다. 여기 답이 있다.


진정 건강을 원한다면, 체력을 목표로 하지 마라. 더 강한 체력도 더 많은 운동시간도 필요 없다. 조금 뒤 떨어진 듯 보일지라도 나만의 체력만으로도 건강은 충분히 지킬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병에 덜 걸릴 수 있고, 더 오래 살 수 있다. 다만 운동을 하지 않는 대신 한 가지 약속은 지켜야 한다. 자주 많이 가리지 말고 움직여라!



이대택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기본적으로 인간사회의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의 몸과 스포츠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에, 여기에 대해선 특별히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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