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이주선수들의 삶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3
한국 스포츠 이주선수들의 삶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전 세계 인구 중에 5% 정도가 이주민이라고 한다. 이 5% 글로벌 이주민들이 세상을 다니면서 겪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또는 인권 등등 여러 삶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5% 안에 스포츠 이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지역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한국 스포츠에서는 크게 2가지 형태의 스포츠 이주가 있는데 첫 번째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스포츠 이주민 두 번째로 외국으로 나가는 스포츠 이주민 선수들이다. 올 일 년 동안 매달 지면을 통해서 한국 스포츠의 이주민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지난 2화에서는 한국의 한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체육 귀화의 사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 3화에서는 대학생이 아닌 외국의 미성년자 체육 특기생의 한국으로 귀화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사례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이 사례가 특이한 것이 미성년자 귀화는 한국체육의 두 가지 합법적이고 전통적 방법인 우수 인재 특별 귀화제도(시간 짧음과 복수국적)와 일반 귀화방법 (10년 체류 단수 국적)을 벗어나서 합법적으로 짧은 시간에 귀화를 할수 있는 제3의 특별귀화방법이다. 과정은 간단하다. 외국에 있고 체육에 능력이 있어 보이는 아이에게 한국 내 양부모에게로 호적을 두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그 미성년자 주위의 체육인들 또는 관련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면 이 외국인 미성년자 선수는 바로 한국 부모를 둔 한국 선수로 탈바꿈한다. 최근 이러한 제3의 특별귀화방법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미성년자 체육 귀화가 보고되지 않게 다양한 한국체육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우선 한국체육에서 이렇듯 외국에서 미성년자까지 데리고 와서 체육 귀화를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미성년자 체육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한국에서 양부모까지 법적 부모로 해서 서류를 바꾸고, 과연 그래야만 하는가? 한국 스포츠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가? 한국 스포츠 환경을 거시적으로 보면, 인구절벽 현상, 취약운동 종목회피, 인기스포츠로의 전환 등 다양한 이유로 스포츠에서도 선수의 부익부 빈익빈과 같은 사회적 쏠림현상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체육의 귀화 문제는 단순히 한가지의 문제가 아니고 다양한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한국체육에서 지난 20년 나타나고 있는 귀화의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평창올림픽에서 목격했듯이 동계 올림픽 개최국인 한국 동계 스포츠의 고질적 선수 부족과 실력 부족을 보완하는 귀화 열풍이었다. 현실적으로 보면 변명이었다. 평창이 올림픽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과정만 10년이다. 그리고 동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자란 자국의 선수들을 양성하지 못한 것은 한국 스포츠의 편집증과 같은 준비 없는 무능력을 귀화로 화려하게 대체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의 준비는 잠실의 주민을 몰아내고 설악산 고목을 베어버리고 건설한 스포츠 시설물만 멀쩡하게 건설해서 치르는 것이 아니다. 참가할 자국이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한종목 한종목 소중하게 가꾸어서 출전시켜 자국의 체육인들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도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귀화선수의 허용도 이해된다고 본다. 이 같은 경우가 국가에서 제정한 체육 우수 인재 특별귀화제도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또한, 마라톤, 농구, 탁구, 배구, 권투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의 귀화에 대한 포괄적 이해는 특정 스포츠 분야와 포지션에 대한 보충적 행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탁구라는 종목을 들여다보면 중국 선수의 귀화를 통해 한국에서 중국 선수들과 훈련하고 그들의 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에서 중국 선수들을 국제대회에서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의도로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역대 한국 탁구 귀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반 귀화제도이다. 하지만, 한국 대표로 뛰고 있는 중국계 귀화선수들조차도 이겨보지 못한 중국대표팀 선수들이다. 한국 탁구 유망주 부모님들의 말은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까지 힘들게 자녀를 탁구선수로 키우면 결국 국가대표는 중국에서 온 선수들이 가져가서 이젠 탁구 말고 귀화선수 없는 운동 종목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이에 관해 연관된 미성년자 중국 탁구선수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2016년 조선일보에 보도된 서울가정법원 판례를 보면 중국의 19세 선수를 한국 양부모 호적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법원은 이 선수의 친부모가 중국에 생존해 있으며 양부모와 친부모와의 귀화에 대한 찬성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환경이 나쁘지 않은데 한국 양부모 호적으로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귀화를 불허한다고 결정하였다. 이와 반대로 귀화 찬성측은 능력 있는 탁구선수를 귀화시키면 국내 스포츠계의 경쟁력을 확장하고, 좋은 국외대회 결과를 도모할 것이라고 반박하였다.
또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는 역시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현지에서 체육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자 한국으로 데리고 와서 대학진학을 시켜 학교에서 운동하며, 소속팀의 감독을 양부로 해서 귀화 과정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귀화목적인 남자 미성년자 선수들은 귀화가 돼서 대한민국인이 되면 군대에 가야 하는 이유로 거절하는 예도 있고, 많은 수의 체육 귀화선수들은 어린 여자 체육 유망주가 대부분이다 (평창의 특별우수인재 귀화제도는 병역의무가 없다).
이와 같은 가능성이 있는 미성년자 체육인의 귀화 문제는 찬반론이 다양한 이야기로 이해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미성년자라는 중요한 사회적 정신적 위치가 중요한 이유이다. 법적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지속할 수 있고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해서 또는 부모가 바뀌고, 하지만 부모가 바뀐다고 아이들의 국가적, 사회적, 문화적 정체성이라는 중요한 하비투스적 환경이 부모서류가 바뀌듯이 순식간에 전환이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한국 스포츠의 귀화 문제는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순간도 있었지만, 우리 스포츠 안의 작지 않은 상처, 빈공간, 서두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책적 실패를 보았다. 그 경기가 마치고 5년이 흘렀다. 한국 스포츠는 귀화라는 단어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대처법 또는 개선법은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미성년자 체육인의 귀화 문제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을 보면...
메이슨 리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오래한 공부가 말이 좋아 ‘이주학’ 풀어 말하면 ‘나그네분석’인 것 같다. 나그네 설움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처럼 나그네는 서러울까? 아니면 행복할까?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의 모습을 스포츠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흔히, 세계화란다, 신자유주의란다, 다문화란다, 그래서 전 세계를 다양한 스포츠 나그네들이 이 환경을 배경 삼아 정처 없이 뚜벅뚜벅 이주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