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람들은 모두 이상한 나라에 홀로 남겨진 앨리스다

[책과 현실]에서 맛보는 통찰

by 윤드류

앨리스는 재밌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정신없는 소설이기도 하다. 완전히 환상소설처럼 보이기도 한다. 쿠키를 먹으니 몸이 커지고, 케이크를 먹으면 작아지고... 심지어 목만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갑자기 울었다가 웃었다가 멍청해졌다가 정상이 됐다가 해변가에 있었다가 숲속에 있다가 아주 정신이 없다. 이 책을 요약하려고 하면 너무 정신이 없어서 더 이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앨리스의 상황이 비유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모든 사람이 겪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모두 2차 성징과 사춘기를 겪는다. 몸이 급격히 성장하고 변화하기도 하고, 성장호르몬 등의 호르몬이 과하게 분비되면서 감정적인 롤러코스터까지 급격하게 겪는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고, 내 몸의 변화에 굉장히 예민해지기도 하며,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서 세상이 싫어지고 내 자신이 싫어지기도 한다.


이 모든 변화는 과장 조금 보태면 앨리스가 겪는 것과 거의 같다.


사춘기를 겪게 되면 세상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 느낌이 진짜일지도 모른다. 앨리스라는 소설이 처음과 끝은 어찌어찌 이해되지만, 중간과정은 이해하기 힘든 것처럼, 사춘기를 왜 겪고, 그렇게 겪는 사람들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곁에 가까이 가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사춘기를 외국, 그것도 가족과 떨어져서 기숙사에서 보낸 나같은 경우 거의 폭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세상에 불만이 생기고, 중2병과 유학생 허세까지 겹쳐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춘기를 벗어나보니 왜 그렇게까지 신경질적이었나 싶기도 하고, 나도 날 잘 이해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군다나, 사춘기에 돌입한 아이들을 더 이상 이해 못하고, 이해하고 싶지 않게 되기도 했다.

앨리스를 읽고나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첫째, 앨리스를 재밌게 읽어 놓고서, 심지어 직접 경험해놓고서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을 전혀 이해 못했다는 것.


둘째, 재미에 초점을 맞췄지만, 앨리스의 심정은 어땠을지,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웠을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이 두 가지를 반성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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