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해치지 않으면서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의 선은 어디까지인가?
내가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고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내린 정답은 바로 요가였다.
하지만 막상 요가가 일이라는 영역에 속하게 되니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개인 수업을 하면서 까다롭고 별난 성격을 가진 회원의 기분을 맞춰 주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아부를 떨기도 해야 했고, 약속했던 날짜의 수업을 몇 시간 전에 마음대로 바꾸어 버리는 경우에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참고 이해해야 했다.
어느새 갑과 을의 관계로 규정되어 버린 나와 별난 회원과의 관계에서 그렇게 나의 소중한 시간이 낭비되고, 자존감과 행복지수를 갉아먹는 일들이 반복되자 조금씩 지쳐 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내가 잘하는 일만 찾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을 위해 얼마나 많은 위험, 불합리함, 괴로움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 수업은 시간당 그룹 수업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그 수업이 나 자신에게 주는 만족감과 성취감은 없었다. 그래서 개인 수업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이 일을 통해서 얻은 교훈은 요가 강사로 일하면서 내가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 괴로움과 리스크는 어디까지 인지 스스로만의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내가 있고, 서로의 발전과 삶에 아무런 이로움 없이, 에너지를 갉아먹고 낭비하면서 삶의 다른 분야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과감하게 그 일과 사람은 내려 놓겠 노라고 다짐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늘 행복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문제나 갈등, 그에 따른 리스크는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그러기에 나를 해치지 않으면서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은 어디까지 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를 없애면서까지, 해치면서까지 잘해야 할 일은 없다. 지켜야 할 것도 없다.
이렇게 또 한 번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서 성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