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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 Jan 11. 2021

가르침이라는 배움

가르침과 배움은 연결선상에 있다. 

요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기로 했다. 

티칭이 아니라 가이드하기로 했다. 

강사가 아니라 안내자가 되기로 했다. 


 요가 강사가 되어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섰던 순간의 긴장감과 설렘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다. 내가 배우고 수련했던 요가 스튜디오에서, 함께 수련해왔던 회원들 앞에 두고 요가 강사의 자리에서 수업을 하려고 하니 왠지 어색하기도 하고 행여 작은 실수라도 할까 노심초사하며 긴장했었다. 


 초반에는 초보 강사의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애썼다. 사람들이 나의 수업을 평가하고 다른 수업들과 비교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더 잘하기 위해서 애쓰며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런 노력들이 동기 부여가 될 때 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수업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긴장하고 애쓰면서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사계절을 한 바퀴 돌고 돌아 이제야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기 시작했다. 아직도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은 여전히 긴장의 연속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긴장되고 부담스럽지는 않다. 사람들의 몸을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는 여유도 조금은 생긴 것 같다. 수업을 하면서 오히려 나 스스로를 더 탐구해 보게 되고 감사함과 뿌듯함, 깊은 충만함을 얻을 때도 있었다. 


 요가를 가르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가이드하기로 했다. 강사가 아니라 안내자가 되기로 했다. 가르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제대로 숨을 쉬고, 안전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깊이 있게 요가와 스스로에게 몰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가르치려고 들지 말고, 함께 호흡과 에너지를 나누면서 움직이고,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수업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오늘 요가 오기 잘했다.”라고 스스로를 격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가르침과 배움은 연결선상에 있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기보다는 그 순간 더 집중하게 되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과 마음을 쏟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수업을 끝내고 나면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있고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가르침과 배움이 공존하는, 서로의 호흡과 에너지가 공명하여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그런 수업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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