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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un 20. 2020

주변 금수저와의 비교

우울해하던 A에게 한 조언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A라는 젊은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근황 이야기를 하던 A는 갑자기 "요즘엔 주변 금수저 친구들을 보면 현타가 와서 자주 우울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사람마다 타고난 것이 다르고 자기만의 재능을 찾아서 노력하면 된다, 혹은 너무 많은걸 물려받은 사람은 그걸 감당 못해서 끝이 안 좋은 경우가 많다는 조언을 했겠지만 요즘에는 이런 말은 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부모의 돈과 권력은 실제로 자녀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게 분명합니다. 게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본주의적 교환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면 경제적으로 가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우울하면 우울해하고 화를 내도 된다고 말해줍니다. 면전에서 짜증 난다고 말해도 좋고, 뒤에서 불평해도 상관없습니다. 물의만 일으키지 않는다면야 술 먹고 한탄해도 나쁘지 않아요. 


그래도 조언인데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주변 금수저를 보고 열등감, 좌절을 느낄 정도로 미숙한 정서를 지닌 사람은 어떤 조언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밖에는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거기 가면 다친다고 아무리 말해도, 위험을 감수하는 성격이나 충동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넘어져서 무릎이 까져봐야 깨닫습니다. 예민하고 자책하는 성향을 지닌 사람은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해야 마음이 편하고, 겉모습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이 시국에 집콕하고 있어도 굳이 굳이 남들 인스타 찾아보면서 자기와 비교하고 우울해합니다.  


자신이 만든 감옥 안에서 스스로 고통받겠다는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가 통할까요. 


가까운 사람이라면 그가 언젠가는 감옥에서 나오겠다는 의사를 표현할 때 도와주는 정도의 역할만 하면 충분합니다. 그 외의 조언은 그저 말의 성찬입니다. 


예전에 TV에서 스님들이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그냥 그렇게 살아"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엔 왜 그렇게 말씀을 하신 건지 새삼 이해가 됩니다.  


결국은 자기가 깨달아야 합니다. 


누군가는 끝까지 가보고 난 뒤에야 후회를 할 것이고, 

누군가는 중간에서 알아채고 U턴을 할 것입니다. 


어설픈 조언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럴 바엔 어차피 선택한 길, 빨리 달려보고 깨달으라고 하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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