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와 팀원들 사이 시각차 줄이기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직원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면서 수동적으로 시키는 것만 하고 워라밸만 지나치게 따진다는 것이지요.
스타트업, 특히 소수의 기술 스타트업을 제외한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농업적 근면성 없이는 비즈니스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는 직장인 필수 앱이 된 명함 관리 서비스 '리멤버' 또한 초창기에는 직원들이 하나하나 타이핑하면서 명함을 입력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스타트업에 들어와서는 워라밸 노래를 불러대는 직원을 보면 대표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일정 수준 성장한 회사라고 해도 신생기업인 이상 인사 시스템이나 조직 관리 수준은 일천한 상황인데, 여기에 직원들이 워라밸과 보상에 대한 불만을 어필하면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때 스타트업 대표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 스타트업인 거 알고 와놓고는 너무한 거 아닌가.", "나도 사람 더 뽑고 싶다. 그런데 네임밸류 떨어지고 돈도 없는 걸 어떡하라고."
몇 년 전에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에서 바클레이즈 벤처 캐피탈과 함께 스타트업 대표와 구성원들에 대한 심리 검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대표와 직원은 성격적으로 완전 상극이었죠.
먼저 스타트업 창업자, 대표는 '능동적인 덕후' 같은 성향이었습니다. 대표적인 프로파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빌 게이츠의 젊은 시절과 판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정 분야를 깊이 탐구하는
관심 분야 이외에 타인에게 무관심한
적극적이고 자기 주도적 태도가 몸에 밴
반면에 스타트업 직원들은 사회성 있고 현실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우호적인
심리적 거리 유지에 서투른
수동적이고 불안을 잘 느끼는
이상의 실현보다 현실적 만족이 더 중요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능력자이지만 자기 관심사 외에는 무신경한, '게으른 사자'같은 스타일입니다. 반면에 직원들은 무리 지어 소소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순둥이 양'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자와 양의 조합은 필연적으로 갈등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가 보는 직원은 '스타트업에 안 어울리는 의욕 없는 사람'일 테고 직원이 보는 대표는 '독선적이고 자기만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이런 갈등 상황이 싫다면 스타트업 대표와 비슷한 성향을 지닌 사람을 채용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은 일잘러일 가능성이 높고 일잘러를 찾아서 채용하기는 당연히 어렵습니다.
아이디어도 좋고 투자도 받은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인력 확보와 성장 양 측면에서의 압박 때문이죠. 스타트업이니 비즈니스를 빠르게 성장시켜야 하고 그러려면 우수한 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고, 찾는다고 해도 채용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대표가 힘들고 창업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몇 달, 몇 년을 고민합니다. 투자자를 만나게 되면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도 없이 노력하죠. 하지만 직원을 채용할 때는 다릅니다. 길어야 한 두 달 고민하다 덜컥 뽑고, 채용한 뒤에는 그들의 입장과 마음에 대해 아예 신경을 꺼버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초기 스타트업이 가진건 농업적 근면성 밖에 없습니다. 그 말인즉슨, 스타트업 구성원들이 바로 기업의 핵심 역량이자 모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한 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동기부여를 유지시키는 일이 투자자에게 펀딩 받는 일보다 백 배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몇 달간 피칭 자료에 정성을 들이고 수 십 명의 투자자를 만나서 그중 겨우 한 곳에서 투자를 받듯, 채용에 있어서도 같은 자세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자와 양이 갈등하는 그런 뻔한 결말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스타트업은 사람이 전부입니다.
패스파인더넷은 기업 성장 전략 전문 Advisory입니다.
Seed ~ Series A 까지의 초기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기업의 Corporate Venturing 전략(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 설계 및 운영, 오픈 이노베이션 등)에 대해 조언드리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성장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고민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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